사망 동의서에 사인하는 순간”… 죽음을 마주한 톱배우의 고백

사망 동의서에 사인하는 순간”… 죽음을 마주한 톱배우의 고백

배우 이제훈이 지난 허혈성 대장염 수술 당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기억을 고백했다. 자신을 자부하던 건강 상태에서 갑작스레 맞이한 중대한 수술, 그리고 사망 동의서 앞에서 마주한 삶의 후회. 이제훈은 그날 이후 인생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JTBC 뉴스 중

“교통사고처럼 왔다”… 예고 없는 장기 손상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이제훈은 “건강을 잘 관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며 지난해 수술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진단받은 병은 허혈성 대장염, 혈류가 부족해 대장 조직이 괴사하는 응급성 질환이다.

대개 노인층에서 흔하지만, 심한 스트레스, 과도한 절식, 과로, 흡연, 고지혈증 등으로 젊은 층에서도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복통, 혈변, 구토 등이며, 심할 경우 장 절제 수술이 필요하고 장 천공이나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제훈은 수술 직전 “사망 동의서에 사인하며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고 털어놨다.

JTBC 뉴스 중

절식과 탈수, 대장 괴사의 도화선 될 수 있어

이제훈은 영화 ‘탈주’ 촬영을 위해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마른 장작처럼 보이고 싶어서 4개월 넘게 절식했다”며 극한의 몸 관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혈성 대장염은 심한 절식, 탈수, 전해질 불균형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장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대장 벽이 약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심할 경우 괴사로 이어진다.

특히 배우처럼 장시간 고강도 활동을 하며 체력을 소모하는 환경이라면 더욱 치명적이다. 이제훈은 “컷이 나도 물 한 모금, 초콜릿 하나도 조심했다”고 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장기 기능 저하나 급성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망 앞에서 떠오른 생각은 “더 자유롭게 살 걸”

그는 “사망 동의서에 사인하며 인생이 스쳐갔다. 그때 ‘왜 눈치 보며 살았을까, 막 살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솔직한 후회를 전했다. 이는 생의 위기에서 흔히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이다.

죽음을 가까이 마주하면 사람은 가치관이 재정립되며, 후회, 해소되지 않은 욕망, 미뤄둔 꿈들이 급격히 부상한다. 이제훈은 “그 생각들이 지금 유튜브 활동의 계기가 됐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생존 이후 가치가 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며, 실제로 중병에서 회복한 사람들 중에는 과거보다 ‘삶의 주도권’을 자신에게 되돌리는 경우가 많다.

장 건강, 절대 과신하지 말고 꾸준히 챙겨야

허혈성 대장염은 겉보기에 건강해 보여도 방심하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특히 다이어트 중이거나 과도한 절식, 단식을 반복하는 사람은 장 건강에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대장은 수분 흡수와 면역 조절을 담당하는 주요 기관으로, 식이섬유 섭취, 충분한 수분, 규칙적인 식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염 초기 증상을 무시하거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 여겨 방치하면 염증이 심화돼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제훈의 고백은 장 건강을 등한시한 대가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