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먹튀는 이제 그만" 유강남, 이번 시즌에는 진짜 다르다고?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드디어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4년 80억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은 그에게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시범경기 초반 1할2푼5리라는 참담한 타율로 팬들의 걱정을 샀던 그가 22일 한화전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화답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전까지만 해도 "강남이가 하위타순에서 하나씩 쳐줘야 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캠프 때 올라왔던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감독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유강남은 이날 그 모든 걱정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연타석 홈런으로 증명한 진가

3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유강남은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와 8구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133km 슬라이더를 정확히 포착해 비거리 115m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단숨에 5-0 리드를 만든 순간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6회말 무사 1루에서 한화 박준영의 148km 패스트볼을 다시 한번 담장 너머로 보냈다. 비거리 130m 대형 좌월 투런 홈런으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3타수 2안타 5타점으로 팀의 10-6 승리를 이끌며 사직 2만 관중을 열광시켰다.

소극적 자세에서 공격적 마인드로

경기 후 유강남은 자신의 변화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소극적인 자세 때문에 타이밍이 급해졌고 빨랐다. 오늘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조언과 개인적인 노력이 결합된 결과였다.

시범경기 부진에 대해서도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시범경기는 고민하라고 있는 경기다. 아마 제가 타격감이 좋았어도 고민했을 것"이라며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캠프 때 올라왔던 페이스가 떨어지는 과정에서 오늘 좋은 결과가 나온 것에 의미를 두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포수로서의 깊이 있는 분석력

타격뿐만 아니라 포수로서의 역할도 눈에 띄었다. 유강남은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내놨다. 엘빈 로드리게스는 강속구와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 그 조합을 어떻게 살릴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비슬리의 경우 커맨드가 흔들리면 볼넷이 나오는 유형이지만, 공격적으로 존을 공략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투수 모두 공격적인 성향이라는 공통점을 파악하고, 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베테랑 포수다운 통찰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증명보다는 과정에 집중

4년 80억 계약의 마지막 시즌을 맞아 본인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법하다. 하지만 유강남은 "증명 이런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저 제 자신에게 후회가 남지 않게, 과정들을 잘 밟아가고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지금 그 어느 해보다 많은 연습을 하고 있다는 유강남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떳떳한 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것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 그를 지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