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랜턴스는 드라마로서 꽤 훌륭했고, 그건 주로 두 주연 배우 덕분이었어. 특히 할 조던 역의 카일 챈들러가 대단했지. 뛰어난 조연진도 힘을 보탰지만, 작품 전체를 살려낸 건 두 주연의 케미스트리와 카리스마였어. 그러니 트루 디텍티브 와 비교되던 말들이 결국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었던 셈이지!
그렇긴 하지만, 내용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음에도 결말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 켈리 맥도널드가 연기한 케리 케인이 할 조던의 머리에 총을 쐈는데, 다들 그 충동적인 발작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모습은 받아들이기 힘들었거든. 마땅히 어떤 대응이나 조치가 있었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관객 입장에서는 그린 랜턴 군단이 대체 왜 '은하계 법 집행 기관'인지 납득하기가 매우 어려워지니까. 이제 가디언들은 요원이 살해당해도 가만히 있고, 다른 요원들은 그 사실을 묵인하며 범인을 그냥 풀어준다는 거야?
이런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한 작가 톰 킹의 설명을 읽어봤어.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를 죽였고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는 거였지. 끔찍한 치정 범죄가 벌어진 뒤 법정에서 그런 식의 변호가 과연 통하기나 할지 의문이 들더군.
"재판장님, 냉혹하게 아내를 살해했다는 공포감 자체
가 이 남성에겐 충분한 처벌입니다. 손에 총을 쥔 채로 그냥 석방해 주시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기로 하죠, 아시겠죠?"
드라마를 직접 봤는데, 케리는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이성을 잃고 홧김에 슈퍼히어로의 머리에 총을 쐈어. 존 스튜어트 역시 언젠가 세상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맨헌터를 풀어주었지. 자신들만의 규율을 지닌 복면 자경단 이야기가 아니라 행성 간 사법 체계를 위해 일하는 우주 경찰들을 다루는 드라마 치고는, 스스로 다루던 무게감과 프랜차이즈의 기본 전제에서 발을 뺀 채 도덕적·법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결말이었어.
시즌 2가 나올 수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매력적인 에런 피에르가 있다 해도 카일 챈들러의 할 조던 없이는 그 흥행 공식이 잘 작동할지 상상하기 힘들어. 둘의 파트너십을 재현할 방법을 찾아내야 할 텐데 (시네스트로가 할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으니, 할이 패럴랙스로 등장하고 존이 그를 구해야 하는 전개도 괜찮겠지). 두고 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