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 터졌는데... 왜 "이 동네"는 안 오를까?

호재는 가득한데, 왜 조용한 걸까?

사진=gtx노선도 / 경기도청

GTX와 신분당선 등 수도권 광역 교통망의 확대는 매번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새 노선 확정 당시에는 보도마다 “깡통 아파트가 호재 지역 신축이 된다”는 식의 헤드라인이 쏟아진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착공이 지연된 일부 지역은 집값이 급반등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떨어지는 역설까지 나온다. 교통 호재가 있다고 무조건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 불거지는 변화는 ‘호재가 실물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교통 호재 지연, 선반영 기대는 악재가 된다

의왕, 안산, 송도 등지에서 GTX-C 노선의 착공이 지연되자, 이들 지역의 집값은 수년간 급락했다. 의왕역의 일부 단지는 최고가 대비 30~40% 가까이 떨어졌고, 안산 상록구 역시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기대만으로는 가격을 유지하기 어렵고,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면 그 반대의 폭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인프라 갖추지 않아 공급 과잉 → 가격 ‘숨 고르기’

교통망만 발표되고 실제 거주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다. 역 주변에 편의점이나 병원, 학원, 버스 환승 시설 등 기본 생활 인프라가 없거나 미흡하면 실수요는 멀어진다. “노선 하나 뚫린다고 동네가 좋아지진 않는다”는 말이 시장에 맞닿아 있다. 철도 개통 전후, 단순 신설 노선보다 환승 편의성과 인프라 확충 여부가 더 중요하다.

고평가 시점의 호재는 오히려 함정이 된다

이미 고점에서 형성된 지역에서는 호재가 발표되어도 반사효과가 없다. 용산, 강남 등의 고가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GTX가 예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가격이 이미 선반영 된 상태라, 기대만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 반대로 외곽의 저평가 지역은 호재 발표 덕에 급등 예상되지만, 정작 착공 지연, 미흡한 인프라로 인해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업 지연, 자금난, 절차 지연이 호재를 죽인다

GTX-B·C 노선은 민간 참여 방식(BTO)으로 추진되면서 건설업계의 자금난, 공사비 상승, 일부 시공사의 이탈 등이 발생했다. 착공식 이후 한참 지나도록 현장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상태다. 신분당선 연장 역시 수년간 예타와 절차가 반복되면서 “언제 된다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결국 호재를 알았지만 믿지 않는 지점이 늘어난 셈이다.

교통호재만으론 이제 충분치 않다

GTX나 신분당선 같은 교통 호재는 이제 ‘기본 조건’ 일뿐이다. 높은 생활 인프라, 착공 확정 및 가시적 진척, 적정한 시세 수준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호재만 믿고 뛰어든 지역은 그 기대가 꺾일 때 ‘허위 호재’로 전락하고, 실거주자 없는 지역은 여전히 ‘공허한 메아리’에 그친다. 지금은 ‘교통+인프라+실행 가능성’이 모두 맞아야 비로소 호재가 된다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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