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세계 최초 mRNA 기반 바이오社 ‘큐어백’ 피에르 케뮬라 최고재무책임자(CFO) | “mRNA는 암 치료 게임체인저…개인 특화 치료법 나온다”

심민관 기자, 원자윤 인턴기자 2022. 11. 2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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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케뮬라 큐어백 최고재무책임자(CFO)런던 정치경제대,전 픽시움 비전(Pixium Vision) CFO 사진 큐어백

“현재까지 암 치료용으로 승인된 mRNA(전령 RNA) 기술 기반의 치료법은 없다. 그러나 암 치료에 mRNA를 적용하면 다양하고, 매우 개별적인 암 돌연변이 데이터들을 인코딩(데이터를 코드화하고 압축하는 것)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언젠가는 개별 환자의 요구에 맞게, 개인에게 특화된 암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유다.”

피에르 케뮬라(Pierre Kemula) 큐어백(CureVa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큐어백은 mRNA 기술을 이용, 암이나 감염병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2000년 설립됐다. 세계 최초 mRNA 기반 바이오 회사다. 지난 20여년간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독감과 코로나19 관련 1상 임상시험 4개와, 암 치료 임상시험 1개를 진행 중이다. 2020년 8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큐어백은 본사가 위치한 독일 튀빙겐을 포함해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미국에 10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독일재건은행(KFW)이 3억유로(약 4152억원)를 들여 17%의 지분을 취득했고, 글로벌 백신 제조사인 GSK는 큐어백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고,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가 주목을 받게 된 건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사태 이후였다. 2020년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장 먼저 mRNA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개발했지만, 영하의 온도에서만 보관과 유통이 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와 달리 큐어백은 표준냉장온도(standard refrigerator temperature)에서 일정 시간 보관할 수 있는 mRNA 백신의 연구개발을 추진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큐어백과 협력해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한 ‘모바일 분자 프린터’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큐어백이 글로벌 백신 수급 부족 사태를 해결할 ‘구원 투수’로 떠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mRNA 백신 확보를 위해 프란츠 베르나 하스 큐어백 CEO와 화상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6월 발표된 임상 3상 결과에서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50%를 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예방 백신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큐어백은 1세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는 실패했지만, 현재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2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케뮬라 CFO는 “바이오·제약업계가 mRNA 치료제 개발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지만 시장을 이끌 진정한 게임체인저는 새로운 변종 감염병 또는 암을 치료할 새로운 항원을 기존 백신 등에 빠르게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큐어백 연구원이 mRNA 데이터를 체크하고 있다. 사진 큐어백

mRNA 치료법의 미래는.
“mRNA 기술을 이용한 치료는 이제 막 시작됐다. mRNA 기술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유명해졌지만, 그 잠재력과 효용성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다. 특히 mRNA는 기존의 암 치료 방식을 보완하거나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의 핵심 키가 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미래에는 개인 유전자 정보에 특화된 암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큐어백의 mRNA 노하우는.
“큐어백은 리보핵산(RNA)을 활용한 치료제의 데이터 통합과 자동 제조를 위한 솔루션인 ‘The RNA Printer®’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mRNA 기술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설계됐다. 이 솔루션을 통해 유행병 상황에서 새로운 mRNA 기반 백신의 신속한 공급은 물론, 개인화된 mRNA 기반 치료에 대한 개발이 가능해졌다. mRNA 치료제가 연구실을 벗어나, 상용화 단계를 신속하게 밟는 데 ‘The RNA Printer®’ 솔루션이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큐어백의 mRNA 기반 암 치료법 연구는 어떤 단계에 와 있나.
“우리는 종양학(腫瘍學·암의 연구, 치료, 진단, 예방을 다루는 의학의 분과)에 특화된 mRNA 치료법을 찾고 있다. 암 백신 후보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이와 관련한 RNA 후보군에 대해 이미 임상 1단계 시험에 들어갔다. 최근 종양학 분야의 유수 기업들을 인수하는 등 암 항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확고한 입지 또한 다지고 있다. 올해 초 다양한 암 유형에 걸쳐 유망한 신항원을 식별할 수 있는 고급 유전체학 및 생물정보학 전문지식을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했다. 궁극적인 목표인 강력한 암 치료 신항원 개발을 가능하게 해줄 역량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3년까지 암 치료 효과 원리를 증명하는 2건의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새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협력사인 GSK와 함께 2세대 mRNA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목표는 가능한 최소 용량에서 가능한 한 많은 면역 단백질 발현을 유도하고, 기존보다 더 강한 면역 반응을 끌어내는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성능이 가장 좋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을 식별하기 위해 광범위한 기술 접근 방식을 채택했고, 수정되지 않은 mRNA뿐만 아니라 수정을 진행한 mRNA에 대한 비교 테스트도 함께 수행한다. 이에 따라 2022년 미수정 mRNA 및 수정 mRNA 백신 후보를 모두 테스트하는 2개의 1상 임상시험이 모두 시작됐다. 우리는 2023년 1분기에 임상시험의 결과 데이터를 공유할 예정이다.”

큐어백이 만들 코로나19 백신의 강점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모두의 일상에 오랫동안 존속할 것이다. 진화하는 변이로부터 사람들을 더 잘 보호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변이의 진화에 맞춰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오미크론 변이 등 변종에 특화된 백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는, 미국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mRNA 건강 콘퍼런스’에서 mRNA 치료제를 위한 지질 나노 입자(LNP) 전달 시스템에 대한 혁신 중 일부를 보여주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를 통해 mRNA 코로나19 백신이 더 높은 온도에서도 냉동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냉동이 아닌 건조된 상태로도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언제쯤 상용화가 가능한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2세대 코로나19 백신 임상이 최종 승인될 경우 생산 계획은.
“제조 공정 과정에서의 차별화는 큐어백의 핵심 역량 중 하나다. 현재 사전 임상 연구를 위한 제조, 초기 임상부터 후기 임상 개발을 위한 제조, 초기 백신 공급을 위한 제조 등 용도별 제조 시설을 총 세 개 만들었다. 현재 네 번째 대규모 제조 시설을 건설 중이며, 이는 독일 정부와 체결한 감염병 대비 협약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이기도 하다. 독일 정부는 코로나19의 재유행 또는 새로운 유행병 발생 등으로, mRNA 백신의 신속한 대규모 생산이 필요할 경우, 제조 및 공급 능력을 원활히 유지하기 위해 자금 지원을 해왔다. 큐어백·GSK 컨소시엄은 현재 8000만 도스의 백신을 추가로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mRNA 코로나19 백신을 화이자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엔테크를 상대로 특허소송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들어간 특정한 mRNA 백신 제형이 큐어백의 지식재산권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고 들었다.
“큐어백은 20년 이상 mRNA 기술 분야의 선구적인 작업을 통해 축적된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주장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의 기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큐어백의 지식재산권 포트폴리오 침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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