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한테 줄 돈으로 한승혁·김범수 잡을걸".. 한화 손혁 단장의 치명적인 오판

11일 대전 KIA전, 3점 리드를 안고 8회 마운드에 오른 정우주가 1아웃도 잡지 못하고 3실점하며 무너졌다. 뒤이어 올라온 박상원도 연속 안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정우주 평균자책점 11.81, 박상원 평균자책점 10.13. 한화의 7~8회를 책임져야 할 투수들이 이 모양이다.

그런데 이날 KIA 불펜에서 무실점 홀드를 올린 투수가 있었다. 김범수. 한화에서 FA로 빠져나간 투수다. 8일 삼성전에서도 이태양이 3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역시 한화에서 2차 드래프트로 방출된 투수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 "손혁 단장이 팀을 망쳤다"는 분노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한승혁·김범수·이태양, 다 버렸다

지난 시즌 한화 불펜의 필승조였던 한승혁, 김범수, 이태양이 올 시즌 전부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한승혁은 강백호 영입의 보상선수로 KT에 갔고, 김범수는 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났으며, 이태양은 2차 드래프트로 KIA에 넘어갔다.

한승혁은 커뮤니티에서 '25년 상위급 필승 셋업맨'으로 꼽히던 투수였다. 그런 선수를 보상선수로 풀어버린 것이다. 한승혁 대신 보류한 선수가 박정현과 김기중인데, 김기중은 군 입대를 앞두고 있고 박정현은 1군에 오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김범수는 더 어이없다. 한화에서 10년간 불펜을 지킨 베테랑인데, FA 보장 17억원도 못 줘서 KIA로 떠나보냈다. 노시환한테 11년 307억원을 투자하면서 김범수 17억원은 못 준다? 팬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태양도 마찬가지다. 김경문 감독이 잘 쓰지 않았다지만, 그렇다고 2차 드래프트로 넘길 선수는 아니었다. 결국 KIA에서 연봉 4억원에 데려가더니 지금 잘 던지고 있다. 한화가 25억원 주던 투수를 4억원에 넘긴 셈이다.

폰와 없으면 불펜 터지는 건 당연했다

지난 시즌 한화 불펜 관리가 수월했던 건 폰세-와이스 듀오 덕분이었다. 두 선수가 먹어준 이닝이 워낙 많았고, 편한 상황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불펜 부담이 적었다. 올해 새 용병 듀오가 폰와급으로 던지기 어렵다는 건 모두가 인정하는 상황이었는데, 손혁 단장은 불펜을 그대로 방출해버렸다.

김서현도 풀타임 2년차, 정우주도 마찬가지다. 경험 부족한 이들이 7~8회를 무난하게 막아줄 거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오판이었다. 불펜은 다다익선이다. 우승팀 LG도 장시환 같은 투수를 줍줍하는 상황인데, 한화는 베테랑 불펜들을 다 갖다 버리고 볼질만 하는 선수들을 1군에서 갑자기 쓰고 있으니 될 리가 없다.

불펜 붕괴는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불펜은 약해서 부하가 걸릴수록 더 약해지는 악순환 구조다. 정우주가 무너지면 다른 투수가 더 많이 던져야 하고, 그러면 또 다른 투수가 지친다. 이 문제는 올해만으로 안 끝날 위험성이 높다.

노시환한테 307억원을 쏟아부으면서 정작 노시환은 타율 0.157에 삼진 20개로 리그 최다 삼진을 기록 중이고, 방출한 한승혁·김범수·이태양은 다른 팀에서 잘 던지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노시환한테 줄 돈으로 한승혁·김범수 잡을걸"이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손혁 단장의 판단이 옳았는지, 시즌이 끝나면 냉정하게 평가받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치명적인 오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