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동원 '손가락 절단'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 별세

지난 5일 향년 95세로 타계…"가슴 한 번 펴지 못하고 살았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인 김성주 할머니가 지난 5일 노환으로 향년 9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6일 시민단체 '일제 강제동원 시민모임'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전날 오후 경기 안양시 소재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1929년 9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4년 5월 당시 14세의 나이에 '일본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일본인 담임교사의 꾐에 속아 일본에 강제동원됐다.

고인은 군수업체인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제작소 공장에서 철판을 자르는 일을 하다가 왼쪽 검지 손가락을 잘리는 부상을 당했지만 일본인들은 잘린 손가락을 들고 던지며 장난치는 등 비인간적 처사를 했고, 김 할머니는 이후에도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노역을 강요받았다.

고인은 구술기록집을 통해 "위안부에 끌려간 것으로 안 지인들 때문에 평생 가슴 한 번 펴고 살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 2012년 10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6년여 만인 2018년 11월 29일 대법원 최종 승소했다.

1945년 2월 일본 도야마의 후지코시 공장으로 동원된 동생 김정주 할머니도 후지코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올해 1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작년 3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알제 강제동원 문제 관련 정부 규탄 및 일본 사죄·배상 촉구 기자회견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김성주·양금덕 할머니가 참여해 있다. 김성주 할머니는 지난 5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