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칩스법 국회 통과땐 … 반도체기업 세금 2.5조 덜 낸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3. 3. 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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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한경연 분석결과
국가전략기술 15% 세액공제
2조5000억 법인세 감면효과
투자효과 56조7000억 달해
여야, 16일 조세소위서 논의
공제율 15~17%로 합의할듯

여야가 16일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혜택을 늘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K칩스법) 처리에 공감대를 이룬 가운데 세액공제율이 7%포인트 오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 세금 부담이 2조원 이상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갈수록 투자 동력이 꺼지는 상황에서 K칩스법이 투자 불씨를 살릴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매일경제와 한국경제연구원이 2009~2021년 외부감사 대상 법인 3만2507곳(금융업 제외)을 회귀분석한 결과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기업들의 총자산 대비 시설투자 비중은 0.168%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총자산이 2021년 기준 4843조원에 달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투자는 8조1000억원 증가하는 것이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는 반도체, 백신,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4개 분야 43개 기술에 대해 차별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정부는 핵심 기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난 1월 대기업·중견기업의 공제율을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야는 글로벌 반도체 지원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정부안 이상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K칩스법 세부 윤곽은 16일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잡힐 전망이다. 이날 여야는 현행 대기업 기준 8%인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15~17% 선으로 올리는 방향을 놓고 지원 범위를 구체화한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부안보다 공제율이 밑으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가급적 빠르게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재계는 여야에서 당초 정부 추진안(15%)보다 높은 17% 선에서 공제율을 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렇게 강화된 K칩스법이 통과되면 정부안에 비해 16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공제율이 8%에서 15%로 올라가면 총 56조7000억원의 시설투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제율이 17%까지 높아지면 정부안보다 16조2000억원 많은 72조9000억원의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 경우 반도체 기업의 세 부담이 경감돼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투자 낙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공제율이 1%포인트 오를 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X세미콘, 서울반도체 등 국내 10대 반도체 기업의 법인세 부담은 36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공제율이 8%에서 각각 15%, 17%로 뛰면 반도체 기업 세 부담 경감 효과는 2조5000억원, 3조2000억원으로 커진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현재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은 최대 25%에 이르는 세액공제율과 수조 원대 보조금으로 TSMC, 인텔 등의 투자 유치를 성사시키고 있다. 한국도 K칩스법 발효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이유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간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이라며 "K칩스법을 빨리 통과시켜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K칩스법 개정 필요성과 관련해 "투자 세액공제는 더 많은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추가적인 세수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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