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추경호 또 충돌…대구시장 TV토론 ‘경제 전면전’

전재용 기자 2026. 5. 27.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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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재원·첨단산업 전략 놓고 양강 후보 정면충돌
테슬라 유치·GRDP 목표치 놓고도 현실성 공방 격화
이수찬, 소상공인·청년 정책 차별화로 존재감 부각
▲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개혁신당 이수찬 후보가 26일 대구 수성구 대구MBC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구MBC 유튜브 갈무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대구 경제와 신공항 재원 문제를 두고 다시 한 번 정면 충돌했다. 첫 TV토론에 나선 개혁신당 이수찬 후보는 양강 구도 속에서 기존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파고들며 존재감 부각에 집중했다.

26일 밤 대구MBC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1차 토론회의 연장선 성격이 짙었다. 김 후보와 추 후보는 대구 경제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구 경제 대개조'를 재차 핵심 화두로 던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 테슬라 아시아 제2공장 유치, AI·로봇·미래모빌리티 산업 육성 등을 강조하며 "대구를 첨단 신산업 메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대구 산업 대전환'을 내세우며 K2 후적지 개발과 대기업 유치를 통한 제2 판교 조성을 약속했다. 여당과 중앙정부, 국회를 연결할 수 있는 정치력과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부각하며 "대구 경제를 살릴 능력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후보의 충돌은 경제 공약의 현실성 검증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 후보는 추 후보의 테슬라 유치 공약을 겨냥해 "테슬라는 인도 공장 계획도 철회했고 기존 공장 가동률도 낮다"며 "현실성 없는 공약에 4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공격했다.

이에 추 후보는 "대구는 미래차 관련 중소·중견기업 기술력이 강하다"며 "세제 혜택과 입지 경쟁력을 활용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GRDP(지역내총생산) 목표치를 둘러싼 설전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2035년까지 대구 GRDP 150조 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추 후보는 "현재 대구 성장률과 인구 구조를 감안하면 연평균 8% 성장해야 가능한 수치"라며 "경제 현실을 무시한 숫자"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경제 관료 마인드만으로는 산업 전환을 할 수 없다"며 "정치적 리더십이 있어야 대구 경제를 바꿀 수 있다"고 응수했다.

신공항 재원 문제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다.

추 후보는 "군공항 이전은 국가사업인데 지방재정으로 감당하려는 것 자체가 무리"라며 국가 주도·국비 전환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이미 정부 재정 1조 원 확보 협의를 마쳤다"며 "국가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맞섰다.

다만, 토론 과정에서는 두 후보 모두 국비 지원 확대 없이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해 현실적 재원 조달 방안에 물음표를 남겼다.

첫 TV토론에 나선 이수찬 후보는 양당 후보를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 후보는 "대기업 유치 공약은 선거 때마다 반복됐지만 책임진 사람은 없었다"며 "장밋빛 공약 경쟁보다 시민 삶을 바꾸는 현실 정치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상공인 정책과 택시 감차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지원금 이야기만 반복할 게 아니라 장사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청년을 붙잡는 도시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며 차별화된 청년 정책을 강조했다.

토론 후반으로 갈수록 공방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추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4대강 보 개방 문제를 거론하며 김 후보를 압박했고,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감세 정책과 R&D 예산 삭감 문제를 들어 역공을 펼쳤다. 양측 모두 전·현 정부 책임론을 끌어오며 사실상 대선급 정치 공방 양상을 보였다.

이번 토론은 '김부겸 대 추경호'라는 양강 대결 구도를 재확인한 무대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이수찬 후보가 기존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실용론을 앞세워 일정 부분 존재감을 드러내 남은 선거 기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