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부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습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는데 강남3구에서는 가격이 잇따라 조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십억원대 고가 아파트에서 신고가보다 수억원 낮은 거래가 나오면서 집주인들의 호가 조정도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정부의 고가주택 세 부담 강화 방안까지 맞물리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재조정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0% 상승했습니다.
서울 전체로 보면 상승세가 꺾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강남권은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0.35% 하락했고 서초구도 0.30% 떨어졌습니다.
송파구 역시 0.02% 하락하면서 강남3구가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는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송파구까지 21주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반면 강북권에서는 강북구가 0.46%, 도봉구 0.43%, 서대문구 0.43%, 성북구 0.42% 오르는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의 상승세가 강했습니다.
서울 집값 전체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과 중저가 지역의 흐름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 거래에서도 고가 아파트의 가격 조정이 확인됩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올해 5월 6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에는 같은 면적이 53억9000만원에 손바뀜했습니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9억1000만원 낮은 가격입니다.
반포푸르지오아파트 전용 84㎡ 역시 지난 7월 34억원까지 올랐지만 8월 25일에는 29억9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4억원 이상 낮아진 가격입니다.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뀐 셈입니다.

실거래가가 낮아지면서 매도자들의 호가에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전용 108㎡ 매물은 한때 65억원에 나왔지만 이후 63억원, 60억원으로 호가가 잇따라 낮아졌습니다.
열흘 사이 호가가 5억원 내려간 사례입니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도 지난해 말 42억7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최근 호가는 약 34억4000만원부터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최고가 63억원보다 크게 낮은 49억원부터 시작하는 매물이 등장했습니다.
다만 호가와 실제 거래가격은 다른 만큼, 호가가 낮아졌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단지 전체 시세가 그만큼 떨어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가격뿐 아니라 매물량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8월 3일 6만404건에서 9월 9일 7만799건으로 늘었습니다.
약 한 달여 만에 17.2% 증가한 것입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9453건에서 1만1544건으로 22.1%, 서초구는 7630건에서 9257건으로 21.3%, 송파구는 5099건에서 6277건으로 23.1% 증가했습니다.
특히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에서 매물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무조건 가격을 올려 부르는 분위기보다는 매수자를 찾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고가주택 시장의 변화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도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이 최근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를 분석한 결과, 대표 주택형의 평균 실거래가가 35억원을 초과한 단지는 112곳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91곳, 약 81%가 입주 20년을 넘긴 노후 단지였습니다.
35억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법률상 과세 기준은 아니지만, 정부의 세제개편에 따른 보유세 부담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산출한 가격선입니다.
특히 오래된 고가 아파트는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기대감이 있는 경우가 많아 세금 부담과 정비사업 기대감이 동시에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단순한 하락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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