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4월 '초대형IB' 출사표…수익성·자산건전성 모두 개선할까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사진 제공=키움증권

키움증권이 본격적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지금까지가 준비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금융당국에 인가를 신청하는 등 순차적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키움증권이 향후 초대형IB로 승인 받는다면 더 높은 수준의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4월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금융위의 종합금융투자사 개편안이 확정되는 대로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올해 1월 업무보고에서 초대형IB 관련 종합투자계좌 허용 세부안을 1분기 안에 확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예상보다 늦어지며 4월 초로 일정을 변경했다. 키움증권은 당초 금융위의 발표를 믿고 3월 인가 신청을 준비했지만 4월로 순연했다.

키움증권은 2022년부터 전략기획본부에 종합금융팀을 만드는 등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당시에는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물러섰지만, 올해 1월 초대형IB 지정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운용 산하에 '종합금융팀'을 신설해 재차 추진에 나섰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도 올해 신년사에서 지속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며 "발행어음과 퇴직연금 등 향후 먹거리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발행어음업을 하려면 초대형IB로 지정돼야 하는 만큼 올해 초대형IB 인가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키움증권은 초대형IB 지정을 위한 기초 수준을 이미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위는 초대형IB 지정 조건으로 증권사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재무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4조9000억원을 달성했고 별도기준 순이익도 8150억원으로 2023년보다 140.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16.91% 급증한 1조247억원을 기록했다. 또 자기자본 조건과 함께 영업이익 1조클럽에 재입성하며 높은 '이익 체력'을 증명했다.

자산건전성 강화를 위해 키움증권은 최근 저위험자산(현금성자산, 국공채, 지방채 등 원금 보존을 목표로 하는 자산)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위험자산 비중은 67.4%로 2023년 말보다 3.8%p 개선했다. 규모가 비슷한 증권사들의 저위험자산 비중 평균이 약 48%인 것을 고려하면 키움증권은 19.4%p나 높은 셈이다.

키움증권은 수정순자본비율(수정NCR, 높을수록 손실흡수 능력이 높다고 판단하는 자본적정성 지표) 218.4%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31.1%p 높은 수준이다.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소 해소됐으며, 올해 책무구조도 초안을 제출해 내부통제 시스템도 갖췄다.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대부분의 조건을 충족한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지금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키움증권이 초대형IB 인가를 받을 경우 신사업인 발행어음업이 더해지며 이익 체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메리츠, 하나증권 등과 함께 신규 초대형IB 인가를 기대할 수 있는 회사 중 하나"라며 "발행어음업으로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 비율 산정에서 제외되는 만큼 추가적인 북 활용으로 이익 체력 개선, 고객 확보 등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초대형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로 금융위로부터 발행어음 업무를 허가 받은 곳이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 지정돼 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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