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된 구옥 단독주택을 매매한 뒤 1년간 공부해서 셀프로 리모델링을 했을 정도로 부부 모두 인테리어와 건축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벽돌 한 장 한 장 직접 옮기며 애정 담뿍 쏟아 수리하고 방송 출연까지 했던 첫 집을 떠나면서 정말 아쉬웠는데, 오늘의집을 통해 저희 가족의 새로운 공간을 소개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
도면
이번에 이사하게 된 공간은 2021년 첫 입주, 59㎡ 아파트입니다. 신축이었지만 구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고민스러웠던 일자형 주방은 맥시멀리스트인 저의 주방 살림살이들을 모두 담기에 수납이 턱없이 부족했고, 베란다 창호를 가릴 수 밖에 없는 냉장고의 위치가 가장 애매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평수에 비해서 넓은 편인 거실과 기둥식 아파트라 확장이 그나마 자유롭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점일 수도 있는 기둥식 아파트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하고 주방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부분 리모델링을 결정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를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달 동안 남편과 둘이 수십 장의 도면을 그리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며 아이디어를 낸 끝에 주방 발코니를 일부 확장하여 수납공간과 냉장고장을 만들고, 주방 우측 방(침실 3)을 드레스룸으로서의 최소한의 공간만 남기고 확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20평 대에서 가능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대면형 주방의 로망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다.
공사 과정


구조변경 계획에 따라 주방과 방을 나누던 벽을 완전히 철거하였고, 발코니 벽면 일부도 철거하였습니다. 철거 범위에 따라 확장과 마감의 성패가 결정되기에 현장에서 철거 범위를 세세하게 조율하였고,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공정이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아파트 발코니 확장 및 벽면 철거는 구청 허가사항이므로 반드시 건축사를 통하여 행위허가를 받고 진행하여야 합니다.

한정된 공사 예산을 꼭 필요한 부분에 집중 투자하고, 신축이라는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서 주방 이외의 공사는 최소한으로 제한했습니다.
기존 방문과 문틀도 그대로 사용하여 문선 몰딩만 제거하고 필름 시공을 하였고, 거실 측 조명과 도배만 새로 시공하였습니다.

목수분을 직접 섭외해서 원하는 구조대로 벽을 새로 만들고, 베란다로 나가는 슬라이딩 도어를 터닝 도어로 교체했고, 주방 키큰장과 냉장고장이 들어갈 깊이만큼만 베란다를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드레스룸이 될 침실 3의 방문은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아치 도어로 시공했습니다.

거실과 방 쪽 마루는 그대로 살리기로 결정하고 주방측 마루만 철거하고 포셀린 타일을 시공하였습니다. 주방 벽면에는 1200*600사이즈의 대형 포셀린타일을 시공했고, 재료의 통일감을 위해 터닝 도어 주변까지 타일을 접어 넣었는데 실력파 타일러분 덕분에 칼각으로 완벽하게 마감되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거실


꽤 오랜 기간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책장이 있었는데, 이사 기념으로 아빠가 선물을 해주셨어요. 저희 집 뷰가 좋은 편이 아니라 내심 아쉬웠었는데, 거실 창문 쪽에 책장을 배치했더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이동되어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공간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서 크지 않은 사이즈의 소파를 컬러를 달리해서 배치했습니다. 작은 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1인용+2인용 소파를 나란히 배치하였더니 사용하기도 훨씬 편안합니다. 소파에 누워있지 못하는 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ㅎㅎ


층간 소음이 문제가 될까 싶어 고민 끝에 시공한 매트는 의외로 만족도가 아주 높은 편입니다. 적당히 폭신해서 걸어 다니는 발걸음마다 편안함이 느껴지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해서 친정 부모님도 시공을 고민하고 계실 정도예요. 스팀청소기를 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너무 많아서 볼 때마다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합니다 :)
주방


대부분의 예산이 투입되었고, 구조변경을 통해서 완전히 달라진 공간이 바로 주방입니다. 일자 대면형으로 싱크대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보일러 분배기를 옮기는 것이 어려워 자연스럽게 역 ㄱ자로 만들었고, 거실에서 보이는 모습을 감안하여 코너 부분은 라운드로 처리했습니다.

구조는 초반에 결정하였고, 이후로는 아일랜드 싱크대 색상 결정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단순히 딸아이니까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핑크도 후보군에 올렸는데, 핑크색 싱크대는 흔하지 않아서 참고할만한 실제 사례가 없었어요. 주방 가구업체 사장님도 핑크주방은 처음이시라 조언을 얻을 수 없었지만 밋밋한 컬러도, 어두운 컬러도 싫었던지라 하나하나 후보군을 제외해 나갔더니 결국 남는 건 핑크색이었습니다. ㅎㅎ

아직 마음에 드는 식탁과 의자를 찾지 못해서 식탁을 놓을 공간은 비워두었습니다. 작은 접이식 테이블을 구입해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의외로 편해서 ㅎㅎ 마음에 쏙 드는 식탁을 찾을 때까지는 이대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수전은 모두 직구로 구입했고 싱크 업체에서 시공을 해주셨습니다. 수전 양쪽은 세제 펌프와 언더싱크 정수기 수전입니다.



주방 수납
아마 주방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분들이 수납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하실 거 같아요. 그래서 저의 주방 수납을 좀 더 자세히 소개해보려 합니다!
- 동선에 맞춰 설계한 수납공간

아일랜드 안쪽은 대부분 서랍으로 구성을 해놓았는데, 주방 동선에 맞춰서 제작했습니다.


양념장은 사용하는 것들 중 가장 높이가 높은 양념통의 높이에 맞춰서 제작하는 게 가장 편안합니다. 저는 가장 높은 식용유 병에 맞춰서 제작했습니다.


그 옆 서랍은 칸막이를 짜서 수저 보관용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 양쪽 모두 수납이 가능한 아일랜드

싱크대 아일랜드 앞쪽은 모두 서랍으로 수납을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내경이 250 정도로 깊지 않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이 서랍이 없었으면 너무 불편했겠다 싶을 정도로 유용합니다.


평소 선반 위에 널브러져 있거나 트롤리 등을 이용해서 꺼내놓아야 하는 자잘한 살림살이들이 모두 수납되어 집이 깔끔해졌습니다.
- 좁은 주방의 수납을 해결해주는 키큰장

기존에 있던 벽을 허물고 주방 베란다를 확장해서 만든 키큰장입니다. 키큰장이 들어갈 깊이만큼만 확장을 했기 때문에 주방 베란다는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약간만 좁아졌어요. 완전 확장에 비해서 공사비도 많이 절감했고 이 키큰장 하나로 수납이 거의 모두 해결되었습니다.


키큰장은 하단은 모두 서랍, 선 채로 손이 닿는 부분부터는 선반으로 나눠서 제작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컵이 정말 많네요. ㅎㅎㅎ

밥솥도 키큰장 안에 매립시켰고, 선반 한쪽은 조리도구와 큰 접시들, 그리고 한쪽은 상온 식재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 주방 사이드장

주방 한쪽에는 낮은 선반장을 제작했고 주로 생활용품들과 업무 관련 용품들을 수납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쪽 선반에는 아이가 스스로 꺼내 먹어도 괜찮은 쌀 과자랑 음료를 넣어놓았는데, 스스로 골라 먹는게 꽤나 재미있는지 장을 열고 한참 서서 고르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습니다. ㅎㅎ


안방 (침실)


라지 킹사이즈의 큰 사이즈 침대가 꽉 들어차는 크지 않은 사이즈의 침실이지만, 불필요한 것들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덕분에 꼭 필요한 것들로만 채워서 나름 넓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질구레한 것을 수납할 수 있는 스툴을 들여서, 아이가 끌어안고 자는 애착 인형이나 담요 등을 넣어두고 있어요. 이외에 천장에 달린 드림캐처와, 이젠 필수품이 되어버린 벤타가 침실의 전부입니다.
아이 방




아이 방은 최대한 간결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 더 크기 전까지는 아이의 시선보다 높은 가구는 배치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스스로 올라가 앉을 수 있는 낮은 교구장과 낮은 전면 책장, 그리고 주방놀이만 배치해두었습니다.

다만 너무 밋밋하지 않도록 비행기 모양의 조명과 모빌을 달아두었습니다. 애드벌룬 모양의 모빌에 아이 사진을 오려서 태워줬는데,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웃겨서 조만간 풀잎이 사진도 인화해서 옆에 탑승 시킬 예정입니다. ㅎㅎ


우연히 발견한 핑크색 스위치. 보자마자 아이 방 스위치로 즉석에서 결정했는데, 아이가 교구장 위로 올라가서 직접 스위치를 켜고 끌 때마다 어찌나 귀여운지 ㅎㅎ 예쁜 스위치는 정말 가성비 좋은 인테리어 아이템입니다.
현관


현관에는 아이가 앉아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원목 벤치를 제작해서 배치했습니다.

매일 신는 신발들을 굳이 신발장에 넣지 않아도 벤치안에 수납할 수 있고, 한쪽에는 아이의 모래놀이 장난감 트롤리를 넣어두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모래 놀이터가 있는데, 매일 트롤리 채로 끌고 나가서 놀다 오는 게 일상입니다. ㅎㅎ
마무리
지금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처럼 작은 평수, 혹은 난해한 구조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사한 지 한 달 남짓이라 아직 미완성인 저희 집을 공개하게 되어 걱정 반 설렘 반이었지만, 포스팅을 준비하며 집에 대한 애정이 한층 더 깊어진 기분이에요.
미완성인 공간들을 채우고 또 비워나가는, 앞으로 변화될 저희 집을 기대해 주세요! 인스타 이웃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