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더 빼려면 불규칙하게 걸어라 [척척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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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걷기에 진심이다.
칼로리가 최대 20%까지 더 소모된다.
논문 저자인 마노지 교수는 "기존 연구들 대부분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만 주목했으나 그 시작과 끝, 그리고 중도 변화가 이처럼 칼로리 소모를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밝힌 적이 없었다"고 의의를 밝히며, "칼로리를 더 소모하고 싶다면 빠르게 앞으로 가는 것만 아니라 걷다가 멈춰 꽃향기를 맡고, 직선으로만 갈 것이 아니라 곡선으로도 가며,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빨리 걸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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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걷기에 진심이다. 마사이워킹, 뒤로 걷기, 맨발걷기, 몸 앞뒤로 손뼉 치며 걷기 등 다양한 걷기 운동 방식이 제안되고 있다. 올바르게 걷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시선부터 시작해서 척추정렬, 발끝의 각도, 발이 땅에 닿는 순서, 고관절 움직임, 보폭, 무릎을 들어 올리는 높이 등을 전부 최적화하라는 제안도 있다. 실제로 이에 유의해서 걷다보면 절로 땀이 날 정도로 까다롭다.
그렇다면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제멋대로 걸으면 어떻게 될까? 성큼성큼 걷다가, 갑자기 보폭과 속도를 줄여 걷다가 다시 또 빠르게 걷는 식이다. 긍정적인 효과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이 잘 빠진다. 칼로리가 최대 20%까지 더 소모된다. 오하이오대학교 기계공학과 니디 시타파티, 마노지 스리니바산 교수의 연구(원제:The metabolic cost of changing walking speeds is significant, implies lower optimal speeds for shorter distances, and increases daily energy estimates)에 따르면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보다 0.13~0.27m/s 정도 속도 변동을 준 보행이 6~20% 정도 더 많은 칼로리가 소모됐다고 한다.
실험은 일정한 속도로 맞춘 러닝머신 위에서 수행됐는데, 피험자는 러닝머신 위에서 떨어지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줄였다가 다시 빠르게 하며 뒤로 밀렸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식으로 걸었다.
연구진들은 또한 걷다가 멈춰서는 동작과, 멈춰 있다가 걷기 시작하는 동작이 일상적으로 걷는 환경보다 4~8% 칼로리를 더 소모한다고도 분석했다.
논문 저자인 마노지 교수는 "기존 연구들 대부분 일정한 속도로 걷는 것만 주목했으나 그 시작과 끝, 그리고 중도 변화가 이처럼 칼로리 소모를 상당히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밝힌 적이 없었다"고 의의를 밝히며, "칼로리를 더 소모하고 싶다면 빠르게 앞으로 가는 것만 아니라 걷다가 멈춰 꽃향기를 맡고, 직선으로만 갈 것이 아니라 곡선으로도 가며,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빨리 걸어라"고 제안했다.
치매나 수면 장애의 신호일 수도 있어
한편 이처럼 자의적으로 불규칙하게 걷는 것은 칼로리 소모의 이점이 있을 수 있으나, 무의식적으로 본연의 걸음걸이가 불규칙하다면 건강 적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먼저 노년층의 경우 치매 가능성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와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변선정 교수가 웨어러블 센서를 통한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걸음걸이를 보이는 노인들에게서 뇌의 퇴행성 위축을 확인했다고 한다. 불규칙하게 걷는 경향이 짙을수록 전체적인 인지능력과 기억력이 낮았고, 좌반구의 측두엽, 내후각, 해마주위, 방추형 및 언어영역을 포함한 뇌피질 두께도 얇았다. 이러한 뇌 영역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환자들이 겪는 뇌의 퇴행성 변화와 상당 부분 겹친다.
또한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진이 <수면 과학>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하게 걷는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나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평균연령 24세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들은 골반 기울기 각도가 더 크게 변하고, 일정한 속도로 걷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보폭도 자주 바뀌었다. 또한 전체적인 자세도 구부정했다. 숙면과 걷기, 양대 건강 보약이 서로 얽혀 있는 셈이다.
월간산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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