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일시정지 도입 3년…부산 인명피해 오히려 증가
- 보행신호 건널목 건너다 치여
- 도로교통법 개정 후 사고 늘어
- “여전히 규정 혼란, 간소화 필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시행된 지 2년이 훌쩍 넘었지만, 최근 보행 신호에 우회전 차량이 보행자를 쳐 숨지게 하는 사고(국제신문 지난 28일 자 온라인 보도)가 발생하는 등 관련 사고 건수와 인명 피해가 오히려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복잡한 우회전 관련 규정을 간소화해 현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한다.
3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간 부산에서 발생한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총 3123건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22명, 부상자는 3908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2년 1020건(사망 10명·부상 1266명) ▷2023년 1042건(사망 4명·부상1305명) ▷2024년 1061건(사망 8명·부상 1337명) 등이다. 2023년 1월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이 담긴 도로교통법 개정이 이뤄진 이후 사고 건수와 인명 피해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최근에는 우회전 차량 교통사고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지난 28일 오전 10시께 부산 금정구 부곡동 한 이면도로에서 구서동 방면으로 우회전하던 레미콘 차량(운전자 70대 A 씨)이 보행 신호에 건널목을 건너던 B(여·70대) 씨를 쳐 사망에 이르게 했다. A 씨는 당시 ‘B 씨를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처럼 차량 특성상 시야 사각지대가 큰 화물차는 우회전할 때 사고 위험도가 더 크다. 실제 화물차 운전자 눈높이(2.3~2.6m)는 일반 차량(1.2m)의 약 두 배에 이른다. 지난해 전국 우회전 차량 교통사고 사망자 106명 중 30명이 화물차 사고로 숨졌다.
현장에서는 규정이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2년 7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보행자 보호 조항이 보행자가 건널목을 ‘통행하고 있을 때’에서 ‘통행하려고 하는 때’가 추가됐다. 2023년 1월에는 전방차량신호가 적색이면 무조건 일시정지가 의무화됐다. 보행자와 신호 여부에 따라 갈리는 규정 숙지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교차로 우회전은 보행자가 있으면 신호와 상관없이 일시정지 후 보행자가 완전히 건넌 뒤 지나야 한다. 보행자가 없는 우회전 직전 상황은 전방교통신호가 적색이면 정지선에 일시정지한 뒤 우회전, 녹색은 서행한다. 보행자가 없고 우회전 직후일 때는 건널목 신호와 상관없이 서행으로 통과한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다면 녹색 화살표에 우회전한다. 다만 건널목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시정지한다. 부산경찰청 이서영 교통조사계장은 “특히 최근 사고처럼 차체가 높은 차량은 사각지대가 넓으니 더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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