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 ‘정신지체’라 비난”···해리스, 건강검진 결과 공개

김희진 기자 2024. 10.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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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억만장자 후원자들에게 ‘선거 자금을 더 내라’고 불평하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정신지체”라고 폄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뉴욕시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후원자들과 만찬에서 후원자들이 자신의 당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고 후원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후원자들의 세금을 많이 줄여줬으므로 후원자들이 자신에게 더 감사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헤지펀드계의 거물 폴 싱어, 억만장자 투자은행가 워런 스티븐슨, 트럼프 행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벳시 디보스와 그의 남편, 억만장자 조 리키츠와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구단주인 아들 토드 리키츠 등 공화당 고액 후원자들이 있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돈 이야기를 꺼낸 것에 대해 실제로 정치자금 모금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가 되고 3개월도 되지 않아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를 모금했는데,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년간 모금한 것보다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해리스 부통령이 “정신지체가 있다”고 험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유대인이 많다는 점에 대해서도 불평하면서, 자신이 이스라엘을 위해 일했는데도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유대인은 머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자신의 신체·정신 상태가 대통령직을 무탈하게 수행할 만큼 건강하다는 내용의 검진 결과를 공개했다.

조슈아 시먼스 백악관 부통령 주치의는 서한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훌륭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행정부 수반, 국가 원수, 군 통수권자를 포함한 대통령직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신체 및 정신적 회복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시먼스 주치의는 해리스 부통령이 매일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하며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방식”과 “매우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있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술은 가끔 적당량을 마신다고 전했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폐 질환, 신경질환, 암, 골다공증을 앓은 적이 없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59)이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트럼프 전 대통령(78)을 겨냥해 건강검진 결과를 공개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81)이 민주당 후보였을 때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과 건강을 문제 삼았으나 이제는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건강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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