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라운드에 14회 정도만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골퍼들의 관심이 가장 큰 장비가 있습니다. 바로 드라이버입니다. 티 샷을 위해 주로 활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한 '비거리'라는 결과는 골퍼의 '자존심'과도 연결이 되어 있죠. 골프에 있어 아무리 타수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골퍼들의 관심사에 있어 이 드라이버의 비거리는 꽤나 큰 의미를 가집니다.
평균 비거리가 어느 정도 되세요?
사실 이 비거리라는 표현이 조금 애매한데요. '비거리'는 날아간 거리라는 표현이므로, 일반적인 용어로 보면 '캐리(Carry) 거리'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비거리라고 말하면, 캐리 거리와 구른 거리를 합친 총거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번 글에서도 비거리는 '총거리'라는 의미로 사용하겠습니다.
골프들의 관심사인 이 드라이버 비거리는 보통 '타수가 얼마나 되세요?'라는 질문과 더불어 골퍼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통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력이 좋은 사람이 더 멀리 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으로 보면 이 수치, 즉 골퍼들이 알고 있는 자신의 비거리를 이야기할 때에는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선택적 기억' 혹은 '확증 편향'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긍정적이었던, 즉 더 멀리 쳤던 기억을 좀 더 잘 기억하고 일반화시키기도 하는 것이죠.
드라이버 비거리 평균- 남자: 약 206미터, 여자: 163미터
아마추어 골퍼들의 드라이버 비거리에 대한 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신빙성이라는 관점에서 믿을만한 몇 가지 데이터가 있습니다.
골퍼들의 실제 비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AI 기반으로 분석하는데 강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Arccos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2023년 데이터에 따르면, 남성 아마추어 골퍼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06미터(225야드), 여성은 163미터(178야드)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기록된 약 400만 라운드의 분석 결과라고 하니, 비교적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거리 측정기 및 GPS 기반의 시계를 통해 골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인 Shot Scope는 이보다 조금 더 자세하게 수치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 데이터에 따르면 약 32%의 골퍼가 183-205미터 구간에 속했고, 약 24%의 골퍼가 206-228미터 구간에 속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마추어 골퍼의 70%는 229미터 미만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국내 골퍼들의 수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남자 기준으로 보면 평균적으로 200미터 내외의 수치가 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만, 실제 체감상으로 보면, 이 수치가 조금 높아 보이긴 합니다.
드라이버 비거리 200미터는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한 대로 데이터에 의하면, 평균 비거리는 200미터가 넘지만,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주말 골퍼' 들에게 200미터는 만만한 숫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핸디캡에 따른 드라이버 비거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상대로, 핸디캡이 낮은 사람, 즉 실력이 좋을수록 더 긴 드라이버 비거리를 기록합니다. 우리가 흔히 '싱글'이라고 말하는 남자 골퍼들은 평균적으로 220미터 이상의 비거리를 기록하지만, '백돌이' 수준의 골퍼들은 180미터 내외를 기록하는 것이죠.
우리가 아주 쉽게 접하는 아마추어 골퍼의 실제 핸디캡, 즉 실력을 고려해 보면, 200미터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평균 이상의 비거리를 기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연령대에 따른 드라이버 비거리 차이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균 핸디캡은 오히려 50대 골퍼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는데요. 이는 아마도 골프의 다른 요소 (예를 들어 숏게임과 같은), 그리고 경험에 의한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 1-2개월 후부터는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시작될 텐데요. 드라이버 비거리를 포함해서, 자신의 골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해서 게임을 그르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올 한 해 스코어 이외에도,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록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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