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앞에 두고 허공만… 경찰의 눈썰미, 치매 노인 구했다
눈썰미 좋은 경찰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을 알아본 뒤 무사히 가족의 품에 돌려보낸 사연이 화제다.
22일 경찰청 유튜브에는 ‘식사 중인 어르신을 둘러싼 경찰관?’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달 초 대구 서구의 한 식당에서 촬영된 CCTV 영상이다. 당시 식당 안은 점심을 먹는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이 가운데 홀로 앉아 있던 노인은 식탁 위에 국밥을 그대로 둔 채 마스크를 벗지도 않고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가던 4명의 경찰관들도 이상한 낌새가 들었는지 이 노인을 수차례 힐끔힐끔 쳐다봤다. 노인이 식사를 하지 않자 식당 직원이 수저와 젓가락을 챙겨줬다. 또다른 직원은 노인이 마스크를 덜 벗은 채 밥을 먹으려 하자 마스크를 직접 벗겨주기도 했다.
몇분 뒤 “치매로 길 잃은 어르신을 찾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 내용을 들은 경찰들은 식당에서 우연히 본 노인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식당으로 돌아갔다.
다시 식당에 들어선 경찰 두 명은 노인에게 다가가 “OOO 어르신 맞으시죠. 가족이 찾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노인은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는 경찰관에게 “배고파서 밥좀 먹으러 왔다”고 답했다. 경찰관은 “가족을 불러드릴 테니 천천히 식사하세요”라며, 이 노인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밖에서 기다렸다.
식사가 끝날 때쯤 노인의 보호자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다. 이 보호자는 노인을 끌어안더니 이내 주변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영상은 전날 게시된 지 하루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만회를 댓글 980개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경찰 칭찬하려고 봤는데 식당 직원의 인품에 감동하고 간다” “내 부모도 늙어서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도 있는데 챙겨준 식당 사장님, 잊지 않고 돌아와서 찾아준 경찰분들 감사하다” “가족 중에 두 분이나 치매 환자가 있으신데 영상 보고 점심 먹다가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식당 위치를 언급하며 “돈쭐(돈으로 혼쭐)을 내주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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