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가 제안하는 경영혁신에 필요한 7가지 원천

기업은 자기가 속한 산업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시장에는 경쟁이 있기 마련이다. 경쟁은 다수의 시장참여자들이 한정된 고객을 놓고 벌이는 치열한 다툼이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시장에서 인정받는 모범사례(best practices)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그런데 서로 베끼기를 반복하다 보면 궁극적으로 모든 경쟁자들의 전략이 똑같아지는 경쟁적 수렴 상태에 빠지고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고 만다.

피터 드러커는 창조적 혁신은 기업가정신에서 출발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관리적 경제와 기업가적 경제를 구분하면서 전자는 기존 제품과 서비스의 비용을 낮추거나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개선을 추구하고, 후자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함으로써 경제를 발전시킨다고 정의했다. DBR 112호를 통해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 가치를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기업이 지닌 자원을 재조합하는 경영 혁신에 필요한 7가지 원천을 살펴보자.


고객창조를 위한 경영혁신의 7가지 원천

1. '예상치 못했던 일'

이는 예상치 못했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외부사건 등을 의미한다. 경영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일을 접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보이는 반응은 충격이다. 우리 모두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 어떤 현상을 보고는 그것이 정상적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일종의 심리적 관성이다. 그래서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면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개인이든 조직이든 이러한 관성을 깨는 자만이 예상치 못한 일들로부터 교훈을 얻어 혁신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일에 봉착했을 때 이를 창의적 기회로 받아들이는 기업가정신이 요구된다.​

2. 불일치(incongruity)

이는 현재의 것과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또는 실제 현실의 모습과 모두가 그래야 한다고 가정하고 있는 현실의 모습 사이의 괴리이자 부조화를 의미한다. 즉 우리가 현상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관과 실제 현상에 차이가 있는 경우다. 이러한 불일치를 인지해 새로운 사업기회로 삼으면 전혀 다른 차원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1970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드럭셀증권사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마이클 밀큰(Michael Milken)은 정크본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정립했다. 당시만 해도 대형 은행이나 투자기관들은 신용도가 낮은 정크본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당시 정크본드는 주로 왕년에 잘나가던 블루칩 회사였지만 지금은 빈사상태에 빠진 회사, 아니면 자본금도 얼마 안 되고 이렇다 할 영업실적도 없는 신설기업들이 발행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밀큰은 당시 업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정크본드에 관한 학술논문들을 통해 그 원리를 학습하고 현장조사를 통한 분석을 바탕으로 불일치를 발견했다. 예컨대, 투자부적격 기업들은 투자적격 기업들보다 통상 3∼10%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하지만 이런 기업이 실제로 부도를 낼 확률은 블루칩회사보다 약간 더 높을 뿐이다. 현상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투자기관들은 지나치게 몸을 사려 매우 낮은 수익률밖에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밀튼은 모든 사람들이 투자할 수 없다고 여겼던 정크본드에서 현상의 불일치를 발견하고 수익창출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수만 가지 정크본드들을 하나로 묶어 펀드를 조성해 설사 이들 가운데 얼마가 도산해도 전체적으로는 블루칩 기업들과 같은 정도의 위험수준에서 평균 3∼4% 더 높은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었다.

3. 프로세스상의 필요성

이는 다른 혁신들과는 달리 외부환경 변화와 관련 없이 기업 내부적으로 기존 과업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혁신이다. 즉, 새로운 지식을 활용해 낡은 프로세스를 다시 디자인함으로써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도요타의 생산혁신에 잘 나타난다. 프로세스 혁신 이전에는 포드가 하루에 7000대를 생산하는 데 반해 도요타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2680대를 생산하고 있었다. 도요타 생산방식이라 불리는 린 생산방식이 도입됐다. 린 생산방식은 과잉 생산으로 인한 낭비를 없애고 생산공정에 품질 개념을 도입했으며 비용절감원칙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시스템 최적화를 도모하는 혁신이다. 이는 내부적인 프로세스상의 필요에 의해 창출된 혁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4. 산업과 시장구조의 변화

산업과 시장구조는 너무도 단단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어떤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운명적으로 그런 산업에 속해 있고, 그것은 자연 질서의 한 부분이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확신하기 쉽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많은 산업은 너무 쉽게 변화하고 조그만 충격만으로도 해체될 수 있는 연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가 자사에 어떤 기회를 제공할지 항상 탐지하고 있어야 한다. 산업과 시장구조를 철저히 관찰해 변화가 언제 발생할지를 예측해야 하며 예측에 대비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다가올 위험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획득할 수 있다.

5. 인구구조의 변화

이는 향후 어떤 물건이 팔릴지, 그것을 누가 구입할지, 그리고 얼마나 팔릴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인구구조의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지만 그 변화로 인한 충격은 급격히 발생한다. ‘인구폭발로 인한 식량부족과 재앙’을 외치던 국가들이 어느새 ‘저출산의 공포’를 두려워하는 입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에 따라 인구구조에서 더 이상 총인구 수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 일정 시점에 전체 인구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또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연령집단이 어느 인구집단인가가 기업에 더 중요하게 됐다.

6. 인식의 변화와 지각상의 변화

이는 현상은 고정돼 있는데 그것을 바라보는 생각과 관점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으로 “물컵의 절반이 차 있다”는 것과 “물컵의 절반이 비어 있다”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인식의 방향에 따라 동일한 현상이라 할지라도 해석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어떻게 인식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사용하는 고객이 느끼게 되는 가치라는 인식이다. 따라서 고객의 인식과 지각을 바꿀 수만 있다면 같은 제품군도 전혀 다른 고객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7. 새로운 지식​

이로 인한 혁신은 여러 경영혁신의 방식 중에서 소비자들에게 알려지고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신약개발이 성공하기까지 오랜 연구개발과 동물테스트,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새로운 지식이 등장해 응용 가능한 기술로 완성되고 그것이 시장에 팔리기 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오늘날 속도경쟁으로 그 기간이 급속히 단축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매우 길다. 지식에 기초한 혁신은 성공확률이 낮아 위험도도 높다. 따라서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예컨대, 고객이 지식에 기초한 경영혁신을 받아들일 만한 제반 여건이 성숙돼야 한다. 때에 따라서 지식에 기반한 혁신은 시장에 수용되지 않거나 심지어 큰 저항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새로운 지식은 그 자체로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받아들이고 이에서 가치를 느낄 때 사업기회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결국 누가 이런 메커니즘을 먼저 알아차리고 활용하느냐는 게임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12호
필자 이윤철
정리 인터비즈 강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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