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패싱’ 하는 尹-韓…‘루비콘 강’ 건너고 있는 ‘30년 지기’?

변문우 기자 2024. 10. 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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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참모 인사의 ‘한동훈 저격’ 녹취록에…韓 “국민‧당원들 어떻게 볼지 한심”
韓, ‘尹 참석’ 행사 일정 돌연 취소…尹은 ‘韓 빼고’ 與 원내지도부 만찬 초청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설'이 다시 증폭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의 전 참모 출신 인사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동훈 대표를 저격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다. 여기에 윤 대통령은 오는 2일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와 만찬을 가지며 자연스레 한 대표를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던 일정에 불참하며 서로 '패싱'하면서, 자연스레 두 사람의 '독대' 소식도 감감무소식이다.

진보계열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 소리》는 현재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과의 통화 녹취록을 1일 추가 공개했다. 해당 녹취에 따르면, 김 전 선임행정관은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유튜브 채널과의 통화에서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동훈 대표는 해당 녹취록이 공개되자 즉각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부끄럽고 한심하다"며 "현재 정부투자 금융기관 감사인 사람이 지난 전당대회 당시 좌파 유튜버와 직접 통화하면서 저를 어떻게든 공격하라고 사주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전임 대통령실 인사를 저격하는 동시에, 윤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도 함께 실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친한(親한동훈)계 핵심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실에는 보안 의식, 기강이란 게 있기는 한지 혀를 차게 만든다"며 "정치 부패와 공작 정치, 좌우를 뛰어넘는 정언유착의 실상"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지난 경선 때 한동훈을 죽이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던 건 알고 있었지만, 좌파 매체까지 동원됐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한동훈에 대한 공작을 지시한 김대남의 배후는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한 대표는 전날(9월30일) 윤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던 일정에 불참하며 정치권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는 당시 참석 의사를 밝혔던 한 언론사 창간 기념식 행사에 30여분 직전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해당 행사에는 윤 대통령의 축사가 예정돼있었다. 관련해 한 대표 측에선 "여야의정 협의체 논의를 위한 의료계 면담이 더 시급했다"며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에 윤 대통령도 오는 2일 예정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만찬 일정에 한 대표를 초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원외 인사들을 제외한 채 추경호 원내대표와 여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여당 상임위 간사단을 초청해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거부권 행사 직후 국회에서 진행될 재표결을 앞두고 직접 표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친한계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본인들에 대한 불만을 간접 드러냈다는 비토도 나오고 있다. 앞서 친한계 인사들은 김 여사 리스크와 관련해 "공개 사과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친한계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의 유튜브 발언이 '해당 행위' 논란으로 불거지며, 친한 지도부와 친윤(親윤석열)계 중심의 원내지도부 간 신경전이 일부 노출됐다.

관련해 친한계 국민의힘 인사는 시사저널에 "국정감사라는 표면적 이유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최근 갈등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당정 관계 기류 속에서 대통령실 측이 '독대' 응답에도 요청하지 않으면서 '원외'라는 이유로 패싱하는 것은 다른 시그널이 있어 보인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미 야권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가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9월14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제일 꼴 보기 싫은 사람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표는) 내가 데리고 있던 꼬마인데 이제 힘 키웠다고 덤비네?"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더 싫을 것 같다, 그래서 밥(8월말 연기됐던 당정 만찬)도 안 먹지 않았느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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