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시즌, 유독 짧은 대표이사 임기
올해 대기업집단에 합류한 대명소노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코스닥) 대명소노시즌이 잦은 리더 교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부터 약 6개월간 이어진 대표이사의 공백을 깨고 올해 3월 이광수·이병천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했지만,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막을 내리면서다. 이전부터 유독 짧은 수장 교체 주기와 그로 인한 체질변화가 회사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흑자전환의 기로에 선 올해 역시 이러한 우려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5일 대명소노시즌에 따르면 이광수·이병천 전 각자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지난 2일 사임서를 제출했다. 올해 3월 말 이사회를 통해 수장에 오른 지 5개월 만이다. 후임 대표이사가 내정되지도 않은 상태여서 더욱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당분간 권광수 부사장이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바로 직전 대표이사를 지냈던 김범철 전 대표 역시 지난해 8월말 돌연 사임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후임자 없이 이사회 결의가 이뤄졌고, 진상구 전무가 직무를 대행하며 올 2월까지 경영을 책임졌다. 결국 1년 새 김범철→진상구(직무대행)→이광수·이병천→권광수(직무대행)로 체제가 바뀐 셈이다.
최근 6년으로 타임라인을 확대해도 대명소노시즌의 대표이사 자리는 변화무쌍했다. 2018년부터 단독대표, 각자대표 등 체제 교체만 9번에 달했다. 가장 장기간 집권한 인물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근무한 김범철 전 대표다. 그 외에는 모두 취임 후 1년 남짓 근무한 후 물러나거나 취임과 사임을 반복했다.
이 기간 대명소노시즌이 적자를 지속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2020년 연결기준 59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후 2021년 209억원, 2022년 185억원, 지난해 16억원으로 4년 연속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올해 흑자전환에 방점을 찍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회사 입장에서도 반복되는 대표이사 공백 등은 무시하기 어려운 리스크다. 그런 점에서 취임 당시 그룹 차원의 기대를 모았던 이광수·이병천 각자대표의 사퇴는 더욱 의문을 남긴다. 둘은 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각자대표이기도 해 양사의 기업간거래(B2B) 매출을 활성화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명소노시즌의 지주사 의존도는 크다. 지난해 기준 소노인터내셔널과의 거래로 일으킨 매출만 876억원에 달한다. 회사의 연간 매출 1588억원의 55.2%를 차지하는 규모다. 대명소노시즌의 주력 영역은 레저, 플랜트, 골프, 숙박 업계 등에 필요한 소모성 자재를 공급하는 통합구매대행(MRO) 사업이라 계열사와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기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우선 기회주의가 발생하기 때문에 외부 상황에 크게 동요한다“며 “성과를 낼 동력을 잃기 쉽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명소노시즌이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잦은 대표이사 교체는 그만큼 상황이 여의찮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