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中화웨이 '두번접는 폰' 인기 폭발…'혁신없는' 애플에 압승
두번 접는 방식 생소하지만 제품 두께 얇고, 무게도 가벼워
중국 대졸자 월급 3배 넘는 높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판다"
콧대 높던 애플 체면 구겨…아이폰16 출시와 동시에 '할인'
지난 20일 베이징의 대형 쇼핑몰 솔라나(蓝色港湾)에 위치한 화웨이 매장에는 새로 출시된 두번 접는 폴드폰(트리폴드폰) '메이트XT'의 실물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매장에는 단 두대의 메이트XT를 전시하고 있었고, 그나마 한대는 투명보호대 안에 놓여있어 눈으로만 구경이 가능했다. 나머지 한대의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다.
상품이 처음 전시된 지난 10일에만 해도 미리 예약한 고객만 실제 상품을 만져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예약없이 메이트XT를 이리저리 접어보며 성능도 살펴볼 수 있었다.
메이트XT는 액정이 밖으로 한번, 안으로 한번 접히는 구조로 기자를 포함해 기존 안으로 접는 폴드폰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밖으로 접을때 생소함을 느껴 옆에서 지켜보던 매장 직원이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
액정을 접고 펼때 생각보다 뻑뻑한 느낌이 좀 들었지만 큰 이질감은 없었고, 화면을 모두 펼쳤을 때 어느정도 안정감도 느껴졌다. 또, 다 폈을 때는 물론 두번 접었을 때도 제품의 두께가 생각보다 얇았다.
화웨이는 메이트XT의 화면을 다 펼쳤을 때 두께가 3.6㎜로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6(5.6㎜) 보다 얇고, 액정을 두번 접었을 때의 두께도 12.8㎜로 폴드6(12.1㎜)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메이트XT의 무게는 306g으로 폴드6(239g)에 비해 다소 무겁지만, 기자가 현재 쓰고 있는 폴드3(282g)를 양손에 들고 비교해 봤을 때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날 이 매장에서 메이트XT의 실물을 처음 봤다는 자오(35) 씨는 "화면을 두번 접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얇고 가볍다"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 실제 구매할지 여부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졸자 월급 3배 넘는 가격에도 "없어서 못판다"
중국 대졸자 평균 월급(6050위안)의 3배가 넘는 가격이 부담스러울만도 하지만 공식판매 전 누적 사전 예약 주문량이 660만건을 넘어섰을 정도로 없어서 못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 매장에서도 구매 문의가 이어졌지만 매장 관계자는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할 뿐 어디서 어떻게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타오바오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는 메이트XT를 최대 3만 8천위안(약 716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전예약으로 구매한 제품을 재판매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구매 후기가 소수에 불과해 신뢰하기가 힘들다.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가인 선전 화창베이 등의 판매업자들이 가장 싼 256GB 버전을 무려 6만~7만위안(약 1130만~1318만원)에 팔고 있다는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중국 '기술자립'의 상징으로 떠오른 화웨이의 메이트XT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초기 판매량이 화웨이가 공급할 수 있는 수량을 한참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사전예약 구매자 가운데 실제로 제품을 인도받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올해 인도 가능한 물량이 100만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조차 시장조사업체 분석가의 발언을 인용해 "화웨이의 이번 신제품 공개 목적은 대량 판매보다는 폴더블폰 분야 기술력을 입증하고 스마트폰 가격 상한선을 깨트리는 것"이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콧대 높던 애플에 무슨일이…아이폰16 벌써 할인판매
화웨이는 애플과 같은 지난 10일을 신제품 발표회 날짜로 정하며 애플과의 정면승부를 예고한 바 있는데, 적어도 중국 내에서 만큼은 화웨이가 압승을 거둔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사전 예약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것은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헤쳐나갈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는 의미이자 애플에 맞서는 주요 경쟁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화웨이는 최소 중국 국내에서는 혁신의 왕관을 차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애플에 신제품 출시 후 흔히 겪는 허니문 기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화웨이를 지난 2019년부터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고사양 반도체 등을 공급받지 못해 지난 5년여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했다.
경쟁자의 부재로 애플은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지만 지난해 8월 화웨이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고사양 반도체를 장착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하면서 전세가 뒤집혔다.
시장조사기관 IDC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10%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8.6%에서 올해 2분기 18.1%로 급상승했다.
차이신은 "화웨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복귀는 심지어 애플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내려 충격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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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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