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V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예상 밖의 세단 한 대가 판매 순위 최상단을 다시 차지했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다.
그랜저는 2026년 6월 1만62대가 판매되며 월간 1만 대 벽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기아 쏘렌토의 판매량은 8,561대로, 그랜저가 1,501대 앞섰다. 7월에도 그랜저는 8,532대를 기록하며 쏘렌토의 6,153대를 다시 넘어섰다.
한때 SUV에 밀려 세단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지만 최근 두 달의 숫자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국민 준대형 세단’으로 불려온 그랜저가 다시 존재감을 드러낸 셈이다.
"한 달에 1만 대" 그랜저가 다시 돌아왔다

그랜저의 6월 판매량은 1만62대에 달했다. 5월 5천 대 수준이었던 판매량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판매 규모가 크게 뛰면서 국산차 월간 판매 1위까지 올라섰다.
기세는 다음 달에도 이어졌다. 7월에는 판매량이 8,532대로 내려왔지만 쏘렌토보다 2,379대 많이 팔리며 두 달 연속 월간 판매 선두를 지켰다.
특히 SUV 선호가 강한 국내 시장에서 준대형 세단이 쏘렌토를 연이어 앞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연간 누적 판매에서는 쏘렌토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어 최근 판매 흐름과 누적 성적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4천만 원 넘는데도 산다" 가격보다 강했던 이름값

2027년형 그랜저의 가격은 더 이상 부담 없이 접근할 수준은 아니다. 2.5 가솔린 모델은 4,217만 원부터 시작하며 하이브리드는 4,833만 원부터다. 두 모델의 시작 가격만 놓고 봐도 616만 원 차이가 난다.
가격대가 4천만 원 중후반까지 올라가면 선택지는 크게 늘어난다. 중형·준대형 SUV는 물론 다른 브랜드의 세단까지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월 8천~1만 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는 것은 가격 이외의 구매 요인이 여전히 강하다는 의미다. 오랜 기간 쌓아온 그랜저라는 이름과 넓은 실내, 하이브리드 선택지 등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는 큰 세단만 아니다" 17인치 화면에 AI까지

2027년형 그랜저는 실내 디지털 환경이 크게 달라진다.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된다.
생성형 AI 기반의 글레오 AI도 더해져 차량 안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경험을 강화한다.
전장 5,050mm, 휠베이스 2,895mm의 넉넉한 차체는 그대로 강점이다. 패밀리카와 비즈니스 세단 수요를 함께 겨냥한다.
"SUV가 편한데 왜 그랜저?" 세단을 놓지 않는 사람들

SUV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시야와 넉넉한 공간이다. 쏘렌토 같은 중형 SUV가 판매 상위권을 차지한 배경이다.
하지만 세단의 안정적인 승차감과 편안한 뒷좌석을 선호하는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가족용과 업무용을 겸하려는 소비자에게 준대형 세단은 매력적인 선택지다.
그랜저가 두 달 연속 쏘렌토를 넘어선 것도 이런 수요를 보여준다. SUV 전성시대에도 그랜저를 찾는 소비자는 여전히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