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급이라는 고난도 군 골프장 없애기

이 지도를 보라. 전국에 무려 35군데나, 군대에서 관리하는 특별한 시설이 있다. 바로 체력단련장이란 이름이 붙어있는 골프장이다. 유튜브 댓글로 “군대 골프장을 왜 안 없애고 계속 운영하고 있는지 취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군대에 왜 골프장이 있을까? 군대 골프장은 명목상 군인복지기본법에서 정하는 체육시설이다. 덕분에 대놓고 골프장이라고 하지 않고 군 체력단련장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군 골프장이 논란이 될 때마다 국방부는 이런 논리로 방어해왔다.

국방부 관계자
군인들이 대기 태세 유지도 있고 이런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같이 병영시설에 포함해서….

유사시 대기태세를 유지해야하고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없는 군의 특성. 이게 국방부의 주장인데 잊을만하면 중요한 훈련 기간이나 비상 상황에 골프치러 가는 장군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오고, 업무에만 써야 하는 관용차를 동원해 골프 치러 가다 걸리는 등, 골프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좋을 리가 없다.

문제는 그 이름처럼 군의 체력단련과는 무관할뿐만 아니라 일반 장병들과도 무관한 레저시설이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지역에 자리잡으면서도 일반 골프장보다 저렴해 인기를 끌다보니 한해 200만명 정도가 군 골프장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누가 이용했는지를 분석해보니 현역 비중은 20%가 안된다.
나머지는 예비역 군인과 군인가족을 포함한 민간인 이용자들이다. 현역의 경우도 중령 이상 영관급과 장군들이 많고 고참 부사관과 준사관이 대부분. 일반 장병과는 무관한 특혜 논란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엄효식 전 합참 공보실장, 국방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군인들이 무슨 골프야라는 게 첫 번째인 거고 두 번째는 왜 이게 니네 그냥 간부들 특히 장군들이나 계급 높은 사람들 너네들만 하는 너네들만의 이게 뭐 시설이지 전체 장병들은 이용 못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일부 특수 소수 인원들만 즐기는 시설이지 이게 보편타당한 군 전체의 복지시설은 아니잖아 그 두 가지가 이제 가장 큰 비난의 이유거든요.

군 체력단련장이란 이름이 붙은 골프장은 총 35곳이나 되는데 10년전보다 6개 정도가 더 늘어난 상태다. 서울 경기지역 그리고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주변에 집중 분포하고, 공군의 경우 개수로는 14개로 가장 많은데 각 지방의 비행단별로 골프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용료 정책도 지적이 많다. 군경력 20년 이상 전현직은 정회원, 10년 이상은 준회원으로 관리하는데 정회원의 경우 카트비 포함 2~4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준회원은 정회원보다 2배 정도 비싸지만 역시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군인복지기본법 14조 ‘국방부장관은 복지시설 등의 효율적인 운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복지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군인 또는 군인가족 외의 사람에게도 복지시설을 이용하게 할 수 있다’는 모호한 규정을 근거로 군인가족과 배우자에게도 정회원이나 준회원 자격을 주는 경우가 빈번했다. 

국회 예산을 분석하는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보면 1년에 전국의 군 골프장에 관리비용 등으로 지출되는 돈이 900억원이나 된다. 대신 수입이 1200억원이어서 300억원 정도 흑자인 셈인데 여기서 벌어들인 돈이 장병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얼마나 될까? 과거 예산 편성을 보면 휴양시설 건립이나 골프장 시설 등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 

예산정책처에서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 비해 수입 규모가 너무 적다면서 평일과 주말 구분이 없는 정회원과 준회원 가격 정책을 바꾸라고 권고했다. 이후 군의 대응은 어땠을까? 육군의 경우 골프장에 지침을 내려 현역과 예비역 요금은 동결하고, 일반인의 이용요금을 대폭 인상했다.

사실 국방부가 군 골프장 얘기에 극히 민감한 것은 이런 이유도 있다. 골프장의 사장 자리가 제대군인의 일자리로 활용되고 있다는 건데 골프장 사장을 공모할 때 예비역 또는 전역 예정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골프장 개수는 꾸준히 늘어나지만 이를 다른 데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몇년 전 주택공급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서울의 태릉 골프장을 공공주택 1만 가구 건설부지로 활용하자는 방안이 검토됐었는데 국방부가 결사반대했다. 여긴 축구장 100개 크기 정도 된다고 하는데 최근엔 국방부가 최종 반대 입장을 냈다.

정리하면 국방부는
군 골프장을 결코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거고
장병들의 체력단련이나 복지와는 거리가 먼
골프장의 운영방침이 바뀔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세금을 들여 소수 군인과 예비역들을 위한 레저시설을 운영하고
불만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일반인을 상대로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군 골프장은
일단 체력단련장이라는 간판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