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 사퇴하자 고령과 인지 능력 리스크 두드러져”-NYT

구자룡 기자 2024. 10. 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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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없던 후보 토론회 “많은 청중이 내편인 것 기억이 생생하다” 횡설수설
부정적, 욕설 사용 증가. 전문가들 ‘탈(脫)억제(disinhibition)’ 증상 진단
[버틀러(펜실베이니아주)=AP/뉴시스 ]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유세에서 자신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연단에 선 모습. 2024.10.0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뉴욕타임스(NYT)은 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령과 인지 능력 논란 등으로 대통령 후보에서 하차한 뒤 트럼프가 잦은 말실수와 횡설수설 등으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다고 집중 분석했다.

지난 수 년간에 걸친 트럼프의 연설을 비교한 결과 78세가 된 그의 연설은 더 어둡고, 거칠고, 길고, 화가 나 있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더 세속적이며 과거에 대한 집착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토론에서 청중이 자신의 편이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회상했다. 지난달 10일 토론회는 청중없이 텅 빈 홀에서 열렸다.

건망증, 횡설수설 “문장 구성 능력 잃었다”

NYT는 트럼프가 혼란스러워하거나, 건망증이 있거나, 일관성이 없거나, 현실과 단절된 것처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고, 너무 잦아서 더 이상 주목을 끌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횡설수설하고, 자기 말을 반복하고, 생각에서 생각으로 방황한다. 일부는 이해하기 어렵고, 미완성이며, 환상에 쌓여 있다.

“조지아에서 하루를 보낸 후 루이지애나에서 보낸 멋진 하루를 즐긴다”

그가 “북한이 나를 죽이려 한다”는 말은 이란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는 바이든이 사퇴한 지 5주가 지났으나 여전히 경쟁자가 바이든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2015년 처음 정치에 등장한 이후 그의 연설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어둡고, 거칠고, 길고, 더 화를 내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경스럽고, 점점 더 과거에 집착한다.

말 길어지고, 화내고…

대통령의 집회 연설은 2016년 45분에서 현재 평균 82분으로 늘었다.

그는 8년 전보다 ‘항상’ ‘절대’ 같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용어를 13% 더 많이 사용하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나이가 들었다는 신호로 여긴다.

그는 부정적인 단어를 32% 더 많이 사용하고 처음 출마했을 때보다 욕설을 69% 더 자주 사용한다. 이는 전문가들이 ‘탈(脫)억제(disinhibition)’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트럼프는 종종 기준점을 과거로 삼는다. 주로 1980년대와 1990년대 그가 타블로이드 신문에 취재당하던 전성기다.

그는 현대적 기술에 대해 혼란스러워한다. 96%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미국 사람들에게 “사람들이 앱이 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1890년대를 그리워하며 그 10년을 미국 역사의 황금기라고 주장하고 관세를 지지한 윌리엄 매킨리를 모범 대통령으로 내세운다.

트럼프를 지지하다 해리스로 돌아선 앤서니 스카라무치는 “매우 효과적인 소통자였으나 이제 트럼프는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의 대선 불복 공격 사건전까지 트럼프의 부대변인이었던 사라 매튜스는 “트럼프의 최근 연설은 일관성이 없어 보이고 횡설수설한다”며 “바이든과 경쟁할 때는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버드의대 교수 “정상적인 노화라고 하기에는 위험 신호”

NYT는 트럼프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의문은 수년 동안 제기됐다며 그의 두 번째 백악관 수석 보좌관 존 F. 켈리도 27명의 정신 건강 전문가가 쓴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라는 책을 사서 읽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비서관 중 일부는 퇴직 후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미친’ 것인지, ‘미친 생각’을 퍼뜨리는 사람인지 끊임없이 논쟁을 벌였다.

수정헌법 25조에 따라 그를 대통령직에서 해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도 여러 번 있었지만 진전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하버드의대의 신경과 전문의 브래드포드 디커슨 박사는 “정상적인 노화와 함께 변할 수는 있지만 몇 년 만에 나타난 트럼프의 말투 변화는 정말 위험 신호”라고 진단했다.

“자신의 잘못 고치려고 않는게 더 문제”

2015년과 2016년의 연설은 더 공격적이었지만 지금보다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웠으며 유머러스한 요소가 균형을 이루었다. 이제 그의 집회는 다른 어떤 것보다 분노에 의해 힘을 얻고 있다.

그의 왜곡과 거짓 주장은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 그의 적들은 ‘미친 놈’ ‘정신 나간 놈’ ‘공산주의자’와 ‘파시스트’다. 그는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범죄자들에게 ‘정말 폭력적인 하루’를 가하기 위해 경찰을 풀어놓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 가지 생각의 흐름에 오래 집착하지 않는다. 지난달 위스콘신주 모시니에서 10분 동안 말하는 동안 그의 말은 몇 가지 주제를 두고 빙글빙글 돌았다.

그는 자신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명백한 고려없이 주장을 내세운다. 해리스 여사가 모은 군중이 실제가 아닌 인공 지능의 창조물이라는 말도 있었다.

일론 머스크를 레온 머스크라고 하는 것처럼 사람과 장소를 잘못 발음하는 것은 부지기수다. 베네수엘라 갱단이 가진 소총 AK-47을 MK-47라고 부르면서 “나는 총의 전문가”라고 자랑한다.

NYT는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자신의 잘못을 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위스콘신에서 연설에서 자신을 1인칭으로 지칭하며 “트럼프는 결코 틀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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