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 포기 2만원… 손님도 상인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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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에 2만원이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후 명절 음식을 준비하러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김모(70·여)씨가 배추 가격을 듣고는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경동시장에서 30년째 채소를 팔고 있다는 장모(60)씨는 "평소 포기당 4000원 정도였던 배추 가격이 5배 이상 뛴 셈이니 손님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정부에서 배추 가격을 8000원이라고 발표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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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염에 농산물 가격 급등
배추 평소 4000원서 5배로 올라
참조기·오징어, 15~26% 가격 상승
“물가 내렸다더니 역대 최악 경기”
명절 분위기도 달라져 특수 실종
“앞으로 입에 풀칠도 못할 판” 한숨
“배추 한 포기에 2만원이요.”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2일 오후 명절 음식을 준비하러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김모(70·여)씨가 배추 가격을 듣고는 혀를 내둘렀다. 김씨는 ‘뭔 배추 한 포기가 2만원씩이나 해’라고 혼잣말을 읊조리며 서성이다 바퀴 달린 장바구니를 끌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정부가 추석 성수품 가격에 대해 전년보다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시민들과 상인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현저히 다른 모습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까지 둔화되며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뒤 “물가안정 목표에 도달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경동시장에서 30년째 채소를 팔고 있다는 장모(60)씨는 “평소 포기당 4000원 정도였던 배추 가격이 5배 이상 뛴 셈이니 손님들이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정부에서 배추 가격을 8000원이라고 발표하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근 역대급 폭염에 고랭지 농사도 망했고 정부 비축 배추까지 동나니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며 “지금 판매 중인 배추도 상태가 예년에 비해 썩 좋지 않아 폐기되는 것까지 고려하면 우리도 정말 죽을 맛”이라고 가게 한쪽 구석에 가득 쌓인 채 폐기된 배추를 가리켰다.
여기에 세대가 바뀌며 명절을 단순한 ‘휴일’로 여기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상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20년째 한자리에서 한과를 팔고 있다는 이상미(70·여)씨는 “매년 차례를 위한 한과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 올해는 기존에 10종류였던 차례용 한과를 5개로 줄였다. 올해는 특히 5일 황금연휴라 더 손님이 없는 것 같다”며 “그나마 명절 선물용 한과 세트가 있어서 명절 같지 이마저도 없었으면 입에 풀칠도 못 할 뻔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채명준·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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