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장애인 포용으로 ESG 경영 이어가
유통업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부터 장애 아동 의료비 지원과 매장 내 편의시설 설치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과 한화갤러리아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롯데GRS, 한국맥도날드 등이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복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BGF리테일은 지난 2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 장애인 편의점 1호점(CU 제주혼디누림터점)을 열었다. 이 편의점은 앞서 3월 BGF리테일이 보건복지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맺은 업무 협약에 따라 세웠다. 설계 단계부터 장애물 없는 편의점 구축에 집중한 게 특징이다. 점포 외부에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을 설치했고, 내부에는 도움벨을 곳곳에 설치했다. 또 진열대 사이 간격과 카운터 공간을 보다 넓혀 휠체어 이동 공간을 확보했으며 진열대 높이도 낮게 조정해 누구든 쉽게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BGF리테일은 CU 제주혼디누림터점에 이어 부산과 평창 등에 장애인 편의점 총 2개소를 연내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사회공헌 프로젝트 확대 및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한 데 이어 22일에는 국내 장애 아동 지원 프로젝트인 ‘월간 한 모금’을 운영키로 결정했다. 극심한 갈증 상황에서 ‘물 한 모금’이 결정적 도움을 주듯 의료 지원이 시급한 장애 아동 가정에 작지만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양사는 이를 위해 장애인 복지 전문기관 밀알복지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기부금 총 1억원을 전달했다. 이는 향후 매달 저소득 장애 아동 가정에 수술비, 재활 치료비 등에 쓰일 예정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 계층 가정은 우선 지원 대상이다.
롯데GRS는 최근 전국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매장에 '배려형 키오스크'를 도입하기로 했다. 휠체어 이용 고객 및 시각 장애인의 원활한 매장 이용을 돕기 위해서다. ‘배려형 키오스크’는 기존 키오스크 대비 높이를 낮춘 1530mm로 구축했으며, 1200mm 높이 이하로 화면 배치가 가능한 ‘낮은 화면 모드’ 를 통해 보다 쉬운 조작 환경을 제공한다.
여기에 기존 스크린 터치만으로 조작하던 키오스크의 단점을 개선하고자 하부에 점자 스티커, 물리 조작 키패드, 직원호출 버튼 등을 적용했다. AI 음성 기술을 더해 주문에서 결제까지 모든 과정의 음성 안내도 가능하다.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GRS의 배려형 키오스크 기계는 신규 및 리뉴얼 오픈 매장 중심으로 도입 예정이며 오는 26년 1월까지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며 “향후에도 매장 방문 고객 모두가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시각장애인을 위한 키오스크 음성 안내 장치를 전국 직영 매장에 100% 도입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미국맥도날드에 이어 전 세계에서 2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도입을 시작한 지 9개월 만이다.
고객은 키오스크 하단에 개인 이어폰을 연결한 뒤 터치패드로 기기를 조작해 화면의 모든 구성 요소를 음성으로 안내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메뉴명과 가격뿐만 아니라, 칼로리 등 세부 사항까지 제공된다.
맥도날드는 이에 더해 시각장애인 고객이 키오스크의 위치를 찾기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전 직영 매장 바닥에 점자 블록을 부착했다. 아울러 주문 시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직원이 주문한 메뉴를 자리로 가져다주는 ‘테이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테이블 번호는 점자로도 표기돼 있으며, 주문 과정에서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 도움호출벨’을 마련해 두는 등 매장 곳곳에서 장애인 고객을 향한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