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OINT] 클린스만의 '일단 공격해!' 축구...세세히 분석해보기

신동훈 기자 입력 2023. 3.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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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울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 지 드디어 공개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 후임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선임됐을 때 여러 우려가 있었다. 선수 시절엔 전 세계 최고 스트라이커였지만 감독으로선 뚜렷한 성과를 낸 게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 헤르타 베를린에서 실패했다. 미국 대표팀에서도 결과를 내긴 냈는데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더 많았다.

전술적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컸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때마다 전술적인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벤투 감독이 만들어 놓은 주도하는 축구를 계승할지도 미지수였고 어떤 축구를 하고 싶은 지 알기 어려웠다. 워낙 현장을 오래 떠나 있었기에 현대적인 전술 트렌드를 이해하고 있는지도 의문 부호가 붙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 나와 "난 공격수 출신이다. 1-0으로 이기는 것보다 4-3으로 승리하는 축구가 좋다"라며 모두가 궁금해한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24일 열린 콜롬비아전에서 더욱 확실히 알려줬다.

# '손흥민 중앙' 4-4-2 포메이션 기반

콜롬비아를 상대로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 프리롤을 앞세운 4-4-2 포메이션을 들고 왔다. 손흥민을 측면에 두는 게 아닌 중앙에 위치시켜 조규성과 호흡하도록 했다. 좌우엔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재성을 배치했다. 모두 중앙 지향적인 선수들이다. 황인범을 전진시켰고 정우영(알 사드)을 후방에 배치했다. 공격 상황에선 풀백의 적극적인 전진도 지향했다.

손흥민이 많이 움직이고 공격을 전개하면 정우영과 이재성이 중앙으로 달려들어 지원을 했다. 조규성은 센터백 사이에서 시선을 끌었고 측면 빈 공간은 풀백이 전진해 메웠다. 황인범이 중원 모든 지역을 커버해 패스 전개가 원활히 돌아갔고 때때로 센터백 김민재까지 전진했다.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일이 거의 적었다. 무조건 앞으로 공을 보냈고 선수들의 무게 중심도 앞쪽에 있었다.

무조건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후 빌드업을 시작했다. 테크니컬 지역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지도하는 걸 보면 항상 공격수들에게 주문을 넣었다. 손짓과 외침을 보면 앞으로 전진하라는 주문인 것처럼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을 들은 선수들은 공을 오래 가지고 있지 않았고 계속 앞으로 보냈다.

그렇다고 단순 롱패스만 반복된 게 아니다. 동료가 공을 가지고 있으면 달려들어 패스 루트를 열어줬고 연계를 통해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많이 했다. 높은 크로스를 날리기도 했지만 밀고 들어가는 돌파와 패스를 통해 풀어나가는 연계로 기회를 창출하는 모습도 있었다. 한 가지의 방식이 아닌 여러 방법으로 공격 축구를 개진한 것이다.

# '일단 공격해!'

후반 초반 2실점을 당한 이후에도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경기력은 전반보다 좋지 못했지만 교체를 통해 기동력을 확보하고 위치 변화를 통해 상대를 끌어내는데 집중했다. 후방에 머물며 안정적으로 운영한 뒤 기회를 엿보지 않고 도전적이고 공격적으로 나아갔다. 콜롬비아전에서 보여준 클린스만 축구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일단 공격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의 지시사항을 이야기했다. 주장 손흥민은 "온 더 볼, 오프 더 볼 때 모두 자신 있게 움직이라고 하셨다. 더 공격적으로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득점을 하겠다는 동기부여까지 있다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다"고 했다. 이강인은 "되게 공격적인 축구를 되게 원하신다. 파이팅 넘치고 그리고 되게 앞에서 강하게 압박하는 축구를 많이 원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공격적으로 올라가 공을 앞으로 보내라고 하셨고 측면에서 일대일 돌파와 크로스를 강조했다"고 했다. 오현규는 "공격수한테 되게 이기적인 걸 주문하신다. 좋은 방향에서의 이기적인 것이다. 제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점을 극대화해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 팀이 긍정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선수들의 인터뷰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일단 공격해!' 축구가 더 강조됐다. 짧은 훈련 기간 동안 클린스만 감독의 요구를 잘 수행해 색깔이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 보완점

계속 공을 앞으로 보내고 무게중심 자체가 공격에 많이 쏠려 있으면 후방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수비 숫자가 적기에 수비진들 간의 유기적인 호흡과 확실한 커버가 구현되어야 가능하다. 김민재라는 확실한 센터백이 있지만 김영권, 정우영은 나이가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 부담을 덜어줄,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체를 할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쓸 수 있다면 25명을 다 쓰고 싶었다"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이번 경기에선 플랜A를 확인한 만큼 우루과이전에선 플랜A 문제점을 점검하고 보완하며 이를 수행할 옵션들을 찾을 것이다. 벤치로 나섰던 혹은 출전하지 못했던 자원들의 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일단 공격해!' 축구를 어떻게 만회할지 28일 여릴 우루과이전에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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