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재연임이 확정됐다. 단기 실적보다 '디지털 모델' 구축이라는 강 대표 성과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평이 나온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기 체제를 구성하면서 전사적 전략의 핵심을 '디지털 체질 전환'으로 선언한 만큼 신한EZ손보의 사업 방향도 명확해졌다는 분석이 따른다.
9일 신한EZ손보에 따르면 3분기까지 272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된 수치다. 그럼에도 강 대표를 재차 신임한 데는 디지털 손보 모델이 본격적인 수익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우선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들어 디지털 보험 플랫폼의 고도화를 완료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EZ손보는 전신인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시절 적자 흐름이 지속했다. 2022년 신한금융그룹 편입 이후에도 끊어지지 않았다. 연간 손실 규모는 2022년 150억원, 2023년 78억원으로 감소 추세였으나 지난해 174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손실은 IT시스템 무형자산의 상각 부담이 주된 이유였다. 지난해 차세대 전산시스템과 국제회계기준(IFRS17)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했고 투자부문은 64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보험영업손실도 20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8억원 늘었다. 보험수익이 773억원으로 약 300억원 증가했지만 보험서비스비용이 953억원까지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자본여력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으로부터 1000억원 유상증자를 받으며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49%p 오른 281.43%로 집계됐다. 1분기(340.40%), 2분기(309.95%) 대비 하락한 수치에 해당한다. 지속된 적자로 지급여력금액이 줄고, 영업확대로 지급여력기준금액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사정이 녹록지 않았지만 그룹의 최종 선택은 강 대표의 재연임이었다. 신한금융 측은 "2022년부터 조직을 이끌어온 강 대표는 디지털손보 시장의 수익성 한계 속에서도 손해율 관리와 사업 모델 검증을 이어왔다"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임기를 연장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은 그룹 내·외부 채널 모두를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확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올해 들어 신한라이프 보험설계사 기반 교차판매를 확대하고 보험대리점(GA) 제휴도 강화했다. 토스인슈어런스와 협업해 토스 앱에 '신한EZ손보 금융안심보험'을 탑재하고, GA 전용 상품 '이지로운 건강보험 1540'도 판매 중이다.
플랫폼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4월 다이렉트 보험 플랫폼 '신한 SOL EZ손보'를 출시하고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했다. 가입설계·계약관리·보상청구 등 보험 전 영역 프로세스를 앱 안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1차 고도화 작업을 거치며 간편인증·3초 가입·운전자보험 할인 등 기능을 추가했고, 최근에는 2차 고도화 작업을 완료, 앱을 전면 리뉴얼해 고객경험(UX)을 강화하는 한편 시그널플래너와 제휴해 '보장분석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그널플래너는 인슈어테크 업체 해빗팩토리에서 운영하는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다.
신한EZ손보 관계자는 "새로운 앱 및 시스템 오픈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회사는 앞으로 고객 데이터, AI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 도입으로 보험 영역의 개발 및 확장, 상품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강 대표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 취지에 맞춰 출범 직후부터 스타트업과 ICT 기업과의 협업 모델을 확대했다. 카카오페이, 티맵모빌리티 등과 손잡았고 이어 전기차 배터리 잔존수명 인증 모델도 구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리스크 측정 모델을 수립해 배터리 관련 다양한 보험서비스 제공으로 친환경 전기차 보급 확대에도 기여하겠다는 것이 강 대표의 뜻"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1977년생으로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미국 뉴욕대학교에서 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삼성화재 입사 후 글로벌·투자전략·리스크관리 등 주요 조직을 거쳤으며, 국내외 플랫폼 제휴와 디지털 손보사 설립 경험을 인정받아 2022년 신한금융에 합류했다.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고 같은 해 7월 신한EZ손보 초대 대표로 선임됐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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