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시대를 통과한 여성들에게 건네는 시네마틱한 위로…'애마' 리뷰

강해인 2025. 9. 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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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가 폭력적인 시대를 견뎠던 여성들을 위로하는 서사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애마'는 노출 연기와 이별을 선언한 톱스타 정희란(이하늬 분)이 소속사와 얽힌 계약 때문에 성애 영화 '애마부인'에 출연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처럼 '애마'는 신주애를 내세워 당시 영화계 안에서 여배우가 마주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순간을 비춘다.

대종상 영화제에서 많은 인물이 뭉쳐 정희란에게 길을 만들어 주는 장면은 '애마'에서 가장 흥미롭고 벅찬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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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해인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가 폭력적인 시대를 견뎠던 여성들을 위로하는 서사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는 타인의 삶을 스크린을 통해 엿보는 행위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삶을 간접 체험하며 많은 걸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관음증적 행위에 몰두해 쾌락만을 추구하는 영화도 있다. 1980년대 한국 영화 산업의 중심에 있던 '성애 영화'는 이런 욕망을 위해 여배우의 몸을 카메라에 담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는 그 시대로 돌아가 암울했던 시간을 버텼던 이들을 대리해 목소리를 낸다.

‘애마’는 노출 연기와 이별을 선언한 톱스타 정희란(이하늬 분)이 소속사와 얽힌 계약 때문에 성애 영화 '애마부인'에 출연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의 제작을 거부하고, 방해하던 희란 앞에 신인 배우 신주애(방효린 분)가 나타난다. 그는 과감한 노출과 함께 최고의 배우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에 정희란은 분노하고 신주애와 대립하는 가운데 '애마부인'의 시작되며 갈등은 점점 커져만 간다.

베테랑 배우 정희란으로 문을 열지만 '애마'의 중심에 있는 건 신주애다. 그는 정희란 같은 대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악착같이 연기에 도전하고, 부딪히는 신예 배우다. 동시에 억압된 사회 분위기를 이겨내고 꿈을 펼치려는 1980년대의 여성이기도 하다. 신주애는 제작사의 갑질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으려 하지만, 부패한 제작 시스템 속에서 살아남는 건 쉽지 않다.

신주애는 노출을 강요당하는 건 기본이고, 권력자들의 광대 역할을 하며 수치스러운 순간도 만난다. 또한, 노출 연기를 했다는 이유도 언론과 대중의 곱지 않은 시선도 견뎌야 한다. 이처럼 '애마'는 신주애를 내세워 당시 영화계 안에서 여배우가 마주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순간을 비춘다. 당시 시대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신주애의 서사는 여배우뿐만 아니라 당시 여성이 겪었던 불합리한 상황으로 확장해도 큰 무리가 없다.

이하늬가 연기한 정희란은 이 폭력의 연대기를 끊으려는 캐릭터다. 당대의 영화계 시스템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신주애가 걷게 될 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때문에 경고도 날린다. 이후 적대적이었던 신주애에게 마음의 문을 연 뒤엔 자신이 겪었던 흑역사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직접 움직이는 뭉클한 모습도 보인다.

강단 있게 새 시대의 가치를 말하는 정희란은 당대의 썩은 제작 시스템에 일침을 가하며 짜릿한 순간을 만들어 낸다. 이하늬는 당대 여배우의 톤을 잘 살린 연기와 스타일링, 그리고 강렬한 카리스마를 통해 시선을 사로잡으며 시청자에게 웃음과 통쾌함을 전한다.

무모해 보이지만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는 신주애는 정희란의 변화를 끌어낸다. 그리고 두 사람은 연대하며 부조리에 함께 맞서 싸운다. 뿐만 아니라 별종처럼 등장한 신주애는 시대에 반항하는 전사 기질을 보이며 주변인들의 저항 정신을 결집시키는 역할도 한다.

대종상 영화제에서 많은 인물이 뭉쳐 정희란에게 길을 만들어 주는 장면은 '애마'에서 가장 흥미롭고 벅찬 장면이다. 국가와 권력자들에 의해 영화 내내 갑질을 당하던 인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이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정희란을 돕는다. 이처럼 '애마'는 실제 그 시대에서 하기 어려웠을 일을 대리해서 행하며 억압당했던 인물들의 한을 풀어준다.

40년이 지난 지금, 영화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애마'는 과거의 한을 풀어주는 동시에 현재에 지속될지도 모르는 폭력의 고리에 경고장을 던지는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구세대의 부조리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던 현장이 이제는 콘텐츠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이길 바란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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