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B-39와 ‘함교창’의 미스터리
세계 군사 해역에서 드물게 ‘조타실 창문’을 가진 잠수함의 대표적 사례는 소련~러시아 해군의 B-39(및 키로급, 타이푼급 등 일부 시리즈)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들은 전방 함교탑 상부에 실제로 ‘유리창(관망창)’을 설치해 선장이 직접 시야 확보, 항해·조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서방국가와 달리, 구소련·러시아·중국·북한(로미오급, 심포급) 등 구 공산권 해군의 다수 함급에서 유리창을 가진 잠수함이 실재했다.

왜 ‘창문’을 달았는가?—빙해·빙산 통과라는 운용 목적
러시아가 이런 독특한 구조를 고집한 주요 배경 중 하나는 ‘빙산·해빙 해역 운항’ 때문이다.
바렌츠해·북극 등 극지방에서는 함장이 잠망경이나 소나만으로는 빙산이나 부상 해빙(Sea Ice)을 완벽히 감지할 수 없어서, 수상항해 시 직접 눈으로 빙하와 방해물을 확인해야 했다.
냉전기 극지 작전, 결빙 해역 돌파, 좁은 해협 선회 등에는 창문이 필수적인 실전 사양이었고, 함장이 선체 피로·충돌 위험을 직접 감시해야 하는 설계 목적이 컸다.

조타실 유리창—구체적 구조와 실제 내부
이런 ‘함교탑 창문’은 거의 수상항해에만 사용되며, 잠수 시에는 창문 부분이 자유 충수구역(외부수압이 내부에 직접 작용하지 않는 이중격벽 밖)이라 압력에 의한 직접 손상 위험은 낮았다.
실제로 유리창이 달린 내부는 당직자가 앉아 주변 해상을 관측하며, 야간/악천후에는 조타 및 경계, 항해보조를 위해 쓰였다.
한국 해군이 운용한 러시아/중국 로미오급, 북한의 심포급 등에서도 ‘유리창+직접 차관(차광)’ 구조가 발견된다.

왜 서방국가 잠수함에는 없는가?—효율과 탐지성의 딜레마
오늘날 서방 해군은 “함교탑 최소화가 곧 생존성”이라는 원칙 아래 조타실 유리창 채택을 지양한다.
잠망경·4D 소나·전자 관측장비가 발전하면서, 해수면 위 광학적 관측의 효과·필요성이 급감했으며, 창문 자체가 탐지·광투과·취약점이 되는 단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함체 음향/광학 신호 노출, 방수·내구성 저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해군의 최신 잠수함에는 함교 유리창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대표적 ‘창문’ 잠수함들—러시아-중국-북한식과 서방식의 비교
키로급(러시아): 전방 함교에 창문 2~4개. 핵심은 북빙양·발틱·흑해 등 결빙 해역 운항.
타이푼급(러시아): 쌍둥이 함교 컨셉+다중 관측창. 대양/극북 해역 전용.
로미오/심포급(북한): 구소련식 수상항해 목적 유리창 설계.
폭스트롯/위스키급(소련): 1950~70년대 표준형 ‘유리창’ 적용.
서방에서는 WWII기까지 함교창이 일부 적용됐으나, 냉전 이후 실전적 비중이 거의 사라졌다.

실전 변화와 ‘유리창’의 현대적 의미
현재 러시아·중국 해군도 신형(야센·보레이·샹급 등)에는 창문 설계를 거의 채택하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빙해·시각항법 한계 극복용이었으나, 전자장비의 급속한 진화, 잠수함 은닉성 극대화, 방수·방탄 강화 흐름에 따라 ‘직접 창문’은 역사적 유물로 남는 추세다.
러시아, 북한 구형 급에서는 여전히 운용되나, 미래전에서는 ‘창 없는 함교’가 표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