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지 ‘시놀’ 대표 인터뷰
1. ‘시놀’은 스마트폰 좀 다룬다는 시니어들 사이에서 핫한 앱이라고 하는데요. ‘시놀’에 대해 설명 부탁드려요.
'시놀'은 '시니어 놀이터'의 약자로, 한 마디로 신중년들이 모여 문화·여가·취미를 공유하고 제2의 짝을 찾는 소셜 플랫폼입니다.
50세 미만은 출입금지이며 허위·악성 이용자를 차단하는 얼굴 인증·키워드 필터링·24시간 모니터링·신고 및 차단 등을 적용했습니다. 가입 시 1회 카메라로 직접 찍은 얼굴 사진과 프로필 사진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합니다. 특히 여성 이용자를 위한 안심번호도 제공합니다.
일단 가입하게 되면 이용자는 '단짝 찾기' 메뉴에서 가까운 위치에 거주하며 관심사가 통하는 이성친구를 추천받습니다. 하루에 4명의 친구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으며, 구독권을 결제하면 매일 친구 10명 소개와 대화 무제한, 나에게 관심 있는 친구 보기 기능 등이 활성화됩니다.
온라인상의 만남 주선이다 보니 매칭 전 상대방의 관심사와 나이, 직업, 종교, 결혼 상태, 음주량 등을 먼저 확인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짝이 나타나면 상대방에게 편지(메시지)를 보내 관심을 표할 수 있으며, 이를 수락하면 매칭되어 대화로 이어집니다.
2. 50대 이상 남녀 매칭 앱이면 타깃이 좁은 것 아닌가요? 데이트 잘 안 하실 거 같은데요?
대한민국 65세 인구 비율은 18.4%입니다. 여기에 베이비붐 세대인 50대 이상 중년층까지 더하면 전체 인구의 43%가 시니어입니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운 인원이 시니어인데 중년, 노년층을 위한 서비스는 다양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내 노년 인구 중 53.3%가 싱글이라는 사실 아시나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놀’은 불건전한 데이팅 앱이 아닙니다!
'취미·여가' 메뉴에는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습니다. 운동과 등산, 동네·박물관 투어처럼 개별 호스트나 지역 문화센터 등이 진행하는 여행·교육·뷰티·건강·쇼핑 유·무료 프로그램에 지원해 활동성도 높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습니다. 개인·그룹 대상, 1회·정기 일정 등 종류는 다양합니다.
3. 50대 이상 이른바 컴맹이나 기계치인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가 있나요?
네. ‘시놀’ 곳곳에는 시니어 이용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있습니다. 먼저 글자와 버튼 크기는 쉽게 보고 누를 수 있도록 확 키웠습니다. 채팅 작성이 힘든 이용자를 위해 95%의 정확도로 음성을 문자로 변환하는 기능도 반영했습니다. 채팅 시작 시 인공지능(AI)이 매끄러운 대화를 위해 공통 관심사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는 나라입니다. M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것 이상으로 시니어 세대가 커요. 에이징 테크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액티브 시니어들이 활동할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서비스나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앱 등은 부재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4. ‘시놀’이라는 앱을 만들게 되신 계기가 특별히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2010년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컨설팅 부서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요. 이곳에서 여러 대기업에 퇴직연금제도를 알리는 일을 하며 은퇴 예정자를 모아 노후자금 관련 상담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액티브 시니어(은퇴 이후 소비와 여가 생활을 적극적으로 즐기는 고령인)’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습니다.
은퇴라고 하면 지출과 사회적 교류를 줄인 무기력한 삶을 떠올리기 쉬운데, 제가 만난 분 중엔 은퇴 이후의 삶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여행, 소일거리, 공부 등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을 만나며 ‘앞으로 실버산업이 커지겠다’는 생각을 했죠.
점차 길어지는 노후로 인해 60대부터 100세까지 40년이라는 기간 동안 시니어 분들은 외로움과 고립감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 챙겨줄 사람이 없는 독신이나 이혼한 사람의 우울증 비율은 2배 가까이나 더 높고요. 저는 시니어 세대만을 위한 소셜 커뮤니티를 통해 비슷한 연령의 그들끼리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 돌봄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리고 이 일을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고령화 사회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보이지 않는 연령차별을 타파하는 소셜미션을 가지고 사회적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하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5. ‘시놀’의 향후 계획이 궁금해지는데요?
‘시놀’은 5070세대 2천여만 명 시니어들의 우울증 및 무기력함 해소를 돕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새로운 만남과 관계 형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는 디캠프 디데이, 스타벤처스와 SK증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정된데 이어, 최근 에이유엠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시놀’은 앱 다운로드 3만여 건을 달성했으며, MAU(월 활성 이용자 수)는7000명까지 올랐습니다. 매칭은 무려 3800여 건이 이뤄졌습니다.
올여름 새롭게 선보이는 ‘시놀’의 모임 메뉴를 소개합니다. 50세 이상 누구나 모임을 만들 수 있고, 서로 공감하며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온라인 모임 공간이자 외부 활동으로 이어지는 채널입니다.
그동안 고객들과 소통하며 발견한 것은, 노년층은 젊은층과 달리 원데이클래스 보다 하나의 모임에 소속되어 정기모임을 갖는 것을 선호한다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 모임 채널을 통해 어떤 이는 재능기부와 소득활동을 이어갈 수 있고, 어떤 이는 소속감과 새로운 관계형성에 재미를 느낄 것입니다.
싱글 시니어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모든 시니어들에게 ‘시놀’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안전하고 퀄리티가 높은 모임이 자연스럽게 생성될 수 있도록 지역별 소모임 활성화를 위한 모임장 지원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시니어 테크’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아도 건강 관리에 국한한 서비스만 떠오릅니다. 노년층은 사회적 네트워크가 축소되고 사회관계 수준이 낮아지며 자연스레 여가활동의 범위도 한정됩니다. 이는 정신건강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요. 우리 사회에 이분들을 위한 유일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써 ‘시놀’은 이들을 위한 온라인 놀이터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