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에너지 휴전은 현장에서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다.
러시아가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의 주요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때리면서 우크라이나의 전력난이 깊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16일 하루에만 발전·송전 시설 15곳 이상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5개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100만 명 이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불빛이 한꺼번에 꺼지고 시민들이 휴대전화 손전등에 의지해 길을 걷는 장면이 일상이 됐다.

"추위를 무기로 바꾸는 작전"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공습을 전력과 난방을 끊어 추위를 무기화하는 에너지 동결 작전으로 본다. 지난해에도 9월 말부터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격이 급격히 늘었다. 난방 수요가 커지는 시기를 노려 집중 타격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다. 발전소 한 곳이 멈추면 복구에 수개월이 걸리는 만큼 누적 피해는 겨울 내내 이어진다.

"마트에 왔는데 불이 나가버렸다"
현지 주민들은 대규모 정전이 점점 일상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장을 보러 나왔다가 암흑 속에 갇히는 일이 흔해졌다. 산책 중이던 시민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귀가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 전력 공급이 끊기면 상수도와 난방, 통신까지 연쇄적으로 멈춰 민간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적은 숫자의 미사일이라도 달라"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방어 무기 제공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에너지 시설을 포함한 휴전 없이는 그들이 계속 우리 에너지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며 "에너지 시설을 지키기 위한 적은 숫자의 미사일이라도 제공해 달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휴전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러시아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양측 모두 상대의 발전·정유 인프라를 겨냥하는 소모전 국면으로 들어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에너지 휴전은 현장에서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 방공망 요격탄 부족이 겹치면서 우크라이나의 전력망 방어는 한층 어려워졌다. 올겨울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