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전 일본 정부가 지시한 충격적인 대학살, 광복절에 확인한다

▲ 영화 <1923 간토대학살> ⓒ (주)영화특별시SMC

[영화 알려줌] <1923 간토대학살> (1923 Kanto Genocide, 2024)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 정부를 향한 비난의 화살을 피하고자 내무성은 조선인에 대한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우물에 조선인이 독을 풀어 일본인을 시해하려고 했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생겨난 마을 자경단은 조선인을 무참하게 살해했다.

일본에서는 간토대학살의 희생자의 수는 233명이라고 하지만, 수많은 당시 증거가 실제 조선인 학살 피해자의 수는 무려 6,661명이라고 가리키고 있다.

학살의 주체였던 일본 정부는 무려 101년 동안 정부 내에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사유로 진실을 부정하고 은폐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의 극우 세력의 혐한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 79주년을 맞이한 광복절,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1923 간토대학살>(내레이션: 배우 김의성)이 개봉했다.

작품을 연출한 김태영 감독은 2020년 5월, 한일 근대 사진 수집가 정성길의 관동대지진, 대학살과 관련한 자료를 보게 됐다.

무려 40년간 전 세계에서 수집해 온 3,500장의 사진들이었는데, 이 자료를 보고 국내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간토대학살에 대해 부채 의식을 느껴, 김 감독은 수년간 일본을 오가며 방대한 증언과 자료를 수집, <1923 간토대학살> 제작을 결심했다.

그리고 최규석 감독과 함께 1년가량의 사전 준비 후 촬영을 시작해 당초 계획보다 많이 일본을 찾아서 보다 세밀한 시선으로 시민단체 '봉선화', 유가족들, 일본 정치인들을 담아냈다.

101년이 지나도록 국가 범죄와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그렇지만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간토대학살을 고발해 온 일본의 추적자들의 고군분투를 따라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1923 간토대학살>에서는 최초로 촬영한 일본 육군의 간토 학살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일왕 명령 이행, 총살 9월 3일 기병대 조선인 200명 살해'라는 이 자료는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 도쿄도 공문서관에서의 자료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관동 대지진 발생 직후, 치안 유지를 빌미로 '긴급 칙령'의 '일왕의 승인'을 받은 계엄령이 다음날 도쿄와 인근 지역에 포고된 것.

그로부터 약 10일간 조선인들이 계엄령 아래 무차별 집단 학살당하기 시작한다.

이에 대해 일조협회 사이타마현연합회 회장인 세키하라 마사히로는 "계엄령이라면 대일본제국헌법 아래에서 천황의 '비상대권'의 하나라서 천황의 권한으로 일본의 군대는 '천황의 군대'다. 내란과 폭동에 대해 천황의 군대를 출동시켰다는 것으로 최종 책임이 천황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당시 내각은 추밀원의 재가 없이 직접 일왕에게 말해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정식적인 절차 없이 진행된 것으로 군대의 행동(계엄령에 따른 임무 수행)이 모두 공인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

지진이 일어나서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 아니라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기 때문에 선포된 것이었다.

또한, 조선인 학살 추모 가나가와 실행위원회 대표인 야마모토 스미코는 "경찰관이 마치 군대와 같이 '적은 조선인이다'라고 해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조선인 학살 사건은 일본 열도에서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만든 뒤 감행한 그야말로 제노사이드였다. 코리안 제노사이드다"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학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는데, 나라시노 수용소에서 벌어진 제2의 학살도 <1923 간토대학살>을 통해 전해진다.

1923년 간토계엄사령부는 9월 6일 뿌려진 호외를 통해 군에 의한 학살을 주민들에게 덮어씌우는 비밀 은폐 작전을 수행했다.

1979년 아사히 신문자료에서 군대가 수용소에 있는 조선인을 민간인(자경단)에게 불하한 사건, 나라시노 수용소 300여 명 조선인이 실종되어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며 은폐의 역사를 밝혔다.

이처럼 <1923 간토대학살>은 일왕의 계엄령으로 자행된 끔찍한 학살에 대한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 최초로 공개되는 증언과 자료들을 통해 간토대학살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던 방대하고 세밀한 은폐의 진실에 접근했다.

한편, <1923 간토대학살>은 본격적인 개봉 준비 전부터 '간토대학살'이 전하는 뜻깊은 메시지를 알리고자 양국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상영을 진행했다.

지난 5월 7일에는 대한민국 국회 상영, 5월 13일에는 도쿄 나가타초 참의원(상원) 의원회관에서 특별 상영을 개최하고 GV를 진행한 것.

특히, 일본 의원들의 목소리가 눈길을 끌었는데, 일본 제1야당 입헌민주당 스기오 히데야 참의원 의원은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공문서, 교과서에도 확실히 기술돼 있고 사실관계가 적혀 있다"라며, "일본 정부도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사실관계를 정밀히 조사해 사죄해야 할 것은 사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회민주당 후쿠시마 미즈호 대표도 "정부에 조선인 학살 관련 질문을 몇 번이나 했다"라며, "일본이 보관 중인 공문서에서 정부가 전부 학살을 인정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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