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왜 뉴진스 하니를 만나러 갔을까

박정훈 "다른 상임위 증인 특권 이용해 만나" 최민희 "허위사실 유포 표적 공격...방송 소관 관심 당연"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소속사 갑질 의혹을 증언하러 국회에 출석하고 있는 뉴진스 하니를 맨 앞줄에서 본인의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소속사의 직장내괴롭힘을 증언하러 국회에 와서 대기하고 있던 뉴진스 하니를 만난 것을 두고 논란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는 최 위원장이 대기하고 있던 하니를 만난 것을 두고 특권을 이용해 팬심을 채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애초 박 의원이 '상임위가 진행중인데 책임을 방기하고' 왜 갔느냐고 따졌다가 확인결과 상임위 정회 중인 것으로 나타나 최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감 방해라는 반발을 샀다.

최 위원장은 15일 오후 속개된 과방위에서 이 같은 질의를 받았다. 박 의원이 자신의 질의에서 최 위원장을 상대로 “사진을 찍고 온 것까지는 이해하는데 어떻게 뉴진스 있는 그 방을 따로 가서 만나 볼 수가 있어요? 우리 지금 위원회가 진행 중인 시간에”라고 질의했다. 최 위원장이 “위원회가 진행 중이라니요”고 반문하자 “만나고 오셨잖아요 안 만나셨느냐”는 이어진 박 의원 질의에 “만날 수 있죠”라고 시인했다.

다만 최 위원장은 “쟁점을 바꾸지 말라. 2시 이후에 만났다는 거죠”라고 되물었고, 박 의원은 “2시 이후건 아니건 상임위 진행하는 거를 방기하고 가서 특권을 가서 발동해서 거기서 만난 거 아니에요”라고 따졌다. 최 위원장은 부인하면서 “제가 상임위를 방기하고 만났다는 말 책임지라”라고 반박했다. 이에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고성을 쏟아내며 “반복적으로 회의를 방해하고 있다. 퇴장시켜 달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쟁점은 '위원회 회의 진행을 방기하고 살짝 나가서 누군가를 만났다는 문제제기'이며, 두 번째가 특권이라고 했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회의 방해이며 거짓의 사실로 위원장을 모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구차스러워서 얘기 안 하는데, 저는 콜을 받아서 간 것 뿐”이라며 “궁금한 건 개인적으로 물어보면 얘기해 드리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2시에 들어와서 회의를 주재했고, 김현 간사에게 회의 주재를 부탁한 뒤 위원장실에 앉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과방위 오후 국정감사장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소속사 갑질 증언을 위해 국회에 와서 대기하고 있던 뉴신스 멤버 하니를 따로 만나고 왔느냐고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과방위 간사인 김현 의원은 “사실을 비틀어서 질의시간을 이용해서 위원장에게 모욕을 줬다”며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지 않은 일 조차도 이렇게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도 국회법 145조 1항과 2항을 들어 발언중지나 퇴장 등의 조치를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박정훈 의원이 신상발언을 요구했으나 최 위원장은 줄 수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이 거듭 “어떻게 증언하러 온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으냐. 그 시간이 언제든”이라고 따지면서 “그럼 질의하게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최 위원장은 “질의시간 드리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 위원장은 이정헌 의원이 제안한 국회법 145조 2항을 고지하면서 “박정훈 의원에 대해서는 위원장의 직권으로 질의시간을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정헌 의원이 “최소한의 팩트는 확인하고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 사실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면 사과를 해야 그 다음 단계를 진행한다”고 하자 박 의원은 “그럼 그 논리면 최민희 위원장이 만나고 온 것은 문제가 없다는 얘기 아니냐. 그러니까 사과를 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

박정훈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특권을 이용해 팬심을 채웠다는 점에서 국민적 분노를 자아낼 일”이라며 “항의를 했는데도 최민희 위원장은 발언권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애초 처음 최 위원장이 하니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린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하니 말고 미니 위원장님..이러고 사진 찍지 마시고 가서 과방위 상임위 준비하세요..한숨 나오네 진짜”라고 썼다.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15일 국정감사장에서 상임위 진행중에 뉴진스 멤버 하니를 따로 만나고 왔느냐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거짓말이라며 회의 속개 전에 만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갈무리

최 위원장은 15일 '박정훈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뉴진스 사태는 방송을 소관하는 과방위와도 연관되는 사안”이라며 “과방위원장이 이 사안에 관심을 두는 건 당연하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특히 자신이 19대 국회의원 때 'JYJ법'을 발의해 실제로 방송법을 개정했다는 점을 들어 “노예계약에 따른 대형기획사의 갑질로 연예인의 방송출연이 제한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함이었다”며 “꾸준히 이런 사안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그 관심을 보좌진이 환노위원장실에 전달했고, 환노위 수석전문위원이 면담 자리를 마련해 해당 장소에 갔으나 국감 속개 시간이 다 되어 면담을 진행하지 못하고 인사만 나눈 뒤(13시57분경), 위원장실로 복귀해 과방위 국감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그런데, 박정훈 의원이 '지금 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는 시간에 어떻게 하니를 따로 만나고 오실 수가 있느냐'며 허위사실로 과방위원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위원장석을 잠시 이석(14시41분)한 것을 두고, 이때 하니씨를 만나고 온 것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 시간에는 이미 하니씨가 환노위 회의실에 출석(14시32분)해 있었음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16일 저녁 '정회시간이라 해도 위원장이 다른 상임위 국정감사 증인을 따로 가서 만나는 것이 잘한 것이냐, 국회의원 특권을 발동해 팬심을 채운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질의에 SNS메신저 답변에서 “그게 말이 되느냐”며 “본인이 허위사실로 위원장을 공격하고 허위임이 드러나면 사과를 해야지 처음엔 상임위 중에 나가서 만났다더니 그게 사실이 아닌 것이 밝혀지니 만난 게 문제라고 쟁점을 옮기는 전형적인 국감방해이자 표적공격 행태라고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