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슈퍼맨이야?".. '육아'에 '돌봄'까지 '워킹맘' 아무나 할까

제주방송 김지훈 2022. 11. 2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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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단절 비율 낮아졌다지만 미취업 중 비중 ↑
육아 부담 여전.. 고령화 여파 '돌봄' 이유도 늘어
'워킹맘' 262만 명,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첫 증가
재취업 통계상 감소 중요하지만 '구직의 질' 따져야
하향 평준화 지양.. 돌봄·교육 등 인프라 확충 시급


결혼한 여성 가운데 일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의 절반 가까이(46%)가 경력 단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력단절여성은 전보다 줄었다는데, 비중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직장을 그만 두는 이유는 여전히 ‘육아’ 때문이 많았습니다.

출산이나 아이 때문에 일을 그만둔다는 경우는 전보다 감소했는데 ‘가족 돌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는 도리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고령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무게가 비단 여성의 몫 만은 아닐텐데, 그에 대한 부담이 두드러지면서 근본적인 원인 추적과 대안 제시가 뒤따라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 경력단절여성, 비율 줄었다?.. 올 상반기 17.2%

통계청이 최근(22일) 내놓은 ‘2022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기혼여성의 고용현황’에 따르면 15세부터 54세 기혼여성 810만 명 가운데 미취업 여성이 302만7,000명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가운데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둔 경력단절여성은 139만7,000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1,000명이 감소했습니다.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여성 비율이 17.2%로 0.2%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2019년 19.2%, 2020년 17.6%, 지난해 17.4%, 올해 17.2% 등으로 정도 차이는 있지만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 미취업 중 경력단절 비율 ‘늘었다’

기혼여성중 경력단절여성 비율만 보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취업 여성에서 따져보면 그 비중은 늘었습니다.

전체 미취업 302만7,000명 가운데 139만7,000명 즉 46.2%가 경력단절인데, 1년 전 기혼 미취업 여성 중 경력단절 비율이 44.7%였습니다.

1년새 기혼 미취업 여성 중 경력단절 비중은 1.5%p 늘었다는 얘기입니다.

■ 육아 때문 42.8%.. 결혼>임신·출산>돌봄 등

경력단절여성이 직장, 일을 그만둔 이유는 육아 때문이 42.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다음이 결혼(26.3%), 임신·출산(22.7%), 가족 돌봄(4.6%), 자녀교육(3.6%) 순입니다.

특기할 부분은 지난해보다 부모 등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이유로 일을 그만둔 경우가 늘어난 점입니다.

그 외 다른 사유는 감소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경우는 2만2,000명, 임신·출산은 3,000명, 자녀교육은 6,000명이 줄었습니다.

반면 가족 돌봄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경우는 1만4,000명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만 28%에 이릅니다.


■ '고령화' 등 영향.. 돌봄 필요성 대두

경력단절여성을 연령대별로 보면 30대가 6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40대 58만8,000명, 50대 15만2,000명, 15~29세 5만7,000명 순입니다.

비중이 가장 높은 30대의 경우엔 경력단절 사유가 육아>임신·출산>결혼 순으로 높아, 아직은 육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측은 주로 40대와 50대가 돌봄에 따른 경력단절의 주 여성층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돌봄이 필요한 부모세대의 고령화가 자연스레 경력단절 여성층 증가를 이끌었다는 얘기로 풀이되는 부분입니다.

■ 혼인률 줄고 기혼여성 감소.. 정부 정책도 영향

경력단절여성 숫자가 줄어든건 여러 이유로 해석됩니다.

전반적으로 혼인률이 감소하면서 15∼54세 기혼여성(810만3,000명)이 지난해보다 22만 명 정도가 줄었고 그동안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이 영향을 미쳤으리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 통계청 측에선 공공·민간차원의 아이 돌봄 시설이 늘어나는 등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해오면서 효과가 나타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 '워킹맘'의 증가.. 자녀 많을수록 고용률↓

'워킹맘' 즉 일하는 여성, 그중에서 미성년 자녀를 두고 직장에 나가는 기혼여성의 경우 262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전년 대비 1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고용률은 57.8%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6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여성 고용률은 자녀가 많을 수록 떨어졌습니다.

1명일 때 59.7%인 고용률은 2명일 때 56.6%, 자녀가 3명이면 52.9%로 낮아졌고 자녀 나이별로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초등학교 입학 전인 6세 이하일 때 37%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후 7~12세는 22%, 13~17세는 1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 제주, 미취업↑ 경력단절여성↓

지역적으로 상황은 비슷하거나 혹은 부분적으로 정도차를 보였습니다.

제주의 경우 올 상반기, 전체 기혼여성 11만 명 가운데 미취업 3만2,000명, 이중 경력단절 1만1,000명으로 9.9%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혼여성 숫자는 큰 변화가 없이 미취업 여성은 지난해(2만7,000명)에서 5,000명 늘었고 경력단절여성은 지난해(1만4,000명)에서 3,000명이 줄었습니다.

경력단절여성 규모나 비중 모두 줄어 언뜻 긍정적 신호로 풀이되지만, 좀더 생각해봐야할 점은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점입니다.

전국 추세와 달리 미취업 여성이 늘었는데 경력단절여성 비중이 줄었다는 건, 결국 임금이나 근로조건 그리고 코로나19 등 여러 변수가 맞물리면서 경력단절을 경험하거나 아예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 역시 늘고 있다는 반증으로도 볼수 있기 때문입니다.


■ 재취업 관문 '난관' 해소도 문제

더불어 전문가들은 경력단절여성이 늘었다, 줄었다 등등 숫자에 의미를 두기 앞서 재취업 과정에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근래 들어서 경력단절여성의 절대적 수가 줄어든건 여성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는데 따른 어쩌면 자연스런 추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물가·고금리 추이 속에 당연 교육비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맞벌이 인식이 높아지면서 기혼여성의 직장 진입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통계청의 지난 6월 '2021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와 1인 고용 현황'을 봐도 유배우 가구 1,258만7,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만 582만3,000가구로 지난해보다 23만 가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이중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유배우 가구 430만9,000가구 가운데 맞벌이는 229만9,000가구로 13만5,000가구가 증가했습니다.

■ 취업의 질 제고 시급.. 연구·지원책 뒤따라야

재차 직장을 갖거나 경력을 이어가려는 상황에선 종전 직업과 동일 수준 임금이나 고용 안정성을 보장 받기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고 있습니다.

재취업하더라도 취업의 질이 떨어지거나 임금 수준이 낮아 재차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지역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돌봄 공동체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는 김영지 경력잇는여자들 협동조합 대표(이사장)는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또 여성 학벌이 높을수록 경력단절 비율이 높아지는 건 제주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하다"며 "특히 제주는 물가는 높은데, 남자만 아니라 여자 역시 평균 임금이 낮은 편인데다 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생계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맞벌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나아가 "낮은 수준의 벌이를 할 바엔 차라리 집에서 육아를 하는 게 경제적이란 판단 때문에 경력단절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력단절을 장기간 겪은 40-50대 위주의 직군 구성 역시 지양해야할 부분"이라며 "원하는 직군이 일부 서비스직 등에 매몰돼 한계를 드러낼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직군 구성(노력)과 함께 하향 평준화된 재취업과 재창업 교육 수준을 높이고 관련 연구와 지원에 정책 고민이 더 뒤따라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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