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이 차를 타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에 대한 평가다. 과거 국내에서 고전했던 르노가 이번에는 제대로 된 중형 SUV로 인식을 바꾸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매력은 전기 동력 우선 방식의 파워트레인이다. 시동을 걸면 엔진 소음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구동되는 EV 모드로 시작해 실내가 매우 조용하다. 약 40km/h까지는 주로 전기 동력으로 달리며, 저속에서는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개입한다. 이런 시스템 덕분에 시내 주행에서 즉각적이고 반응성 좋은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28초가 걸리는데, 특히 저속 구간에서의 민첩함이 돋보인다.

실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오픈R 파노라믹 스크린'이다. 운전석, 중앙, 조수석에 각각 독립된 디스플레이가 배치돼 마치 하나의 큰 화면처럼 연결된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는 독특한 구성이다. 조수석 화면에서는 미디어 시청도 가능하고, 세 손가락 스와이프 제스처로 콘텐츠를 중앙 화면으로 이동시킬 수도 있다. 기본 트림인 '아이코닉'에도 이 시스템이 포함되며, 5년 무제한 5G 데이터와 내장 T맵 내비게이션도 기본 제공된다.

주행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과거 르노 하면 떠오르는 토션빔 서스펜션 대신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사용해 승차감이 단단하면서도 편안하다. 19인치 휠과의 조합으로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특히 코너링에서 놀라운 민첩함을 보인다. 전륜구동 특유의 언더스티어는 있지만, 코너에서의 반응이 빠르고 안정적이다. 롤링도 잘 제어돼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운전 재미가 있다는 평가다.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해도 개선할 점들이 남아있다. 차량 시동 시 디스플레이 로딩 속도가 느리고, 터치 반응성도 최신 차량 대비 아쉽다. 통풍시트 작동을 위해 여러 메뉴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거친 노면에서 노면 소음이 다소 크고,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풍절음이 신경 쓰인다. 기본 트림에 이중접합 앞유리가 없는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는 과거의 르노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성, 독창적인 실내 디자인, 예상보다 좋은 주행성능 등이 강점이다. 세부 완성도에서는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지만, 중형 SUV 시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충분히 고려할 만한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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