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목소리
비상계엄 선포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광주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5·18 민주광장에 모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퇴진 광주시국대성회 추진위원회’는 4일 오전 9시 광주시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계엄철폐, 윤석열 타도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장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종교인, 지역 정치인, 학생과 시민 등 400여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광주가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흔드려한 윤석열 정권을 탄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5·18 당시를 기억하는 광주시민들은 몸서리를 쳤다. 김진환(64)씨는 “총을 든 군인들을 피해 천지제과로 숨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라 공포감이 몰려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 얘기를 할 때는 ‘반대파를 삼청교육대로 보내려하는구나’고 생각했다”며 “한국은 그때와 달라졌다. 권력자 몇 명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부터 민주광장에서 날을 지낸 시민도 있었다.
새벽 1시께 5·18광장으로 뛰쳐나왔다는 정승준(20)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학생은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지만 점점 심각성을 느꼈다. 어른들이 물려준 민주주의를 이제 내가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윤석열 정부 탄핵은 물론이고 앞으로 개헌 등 우리 정치를 개선할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말했다.
유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지난밤 단 몇 시간이나마 헌법이 유린되고 반란을 주도한 자들이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며 “윤석열은 즉각 현행범으로 체포, 구속돼야 한다. 더 나아가 비상계엄을 공동 모의하고 공조했던 모든 불순세력을 척결해야한다. 이미 대통령의 권한은 상실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촉구했다.
종교인들도 가세했다. 유도은 원불교 광주전남교구 청소년교당 교무는 “원불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들은 시민들과 똑같이 하나의 마음이다”며 “전날의 일로 특히 우리 청소년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어른으로서 아버지로서 친구로서 아이들에게 우리 민주주의가 아직 든든히 곁에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한다. 언제나 광주시민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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