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지킨 왕좌서 2년 만에 3위로…일본 ‘증시 호황’의 역설

박윤선 기자 2026. 5.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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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력 평가하는 ‘대외 순자산’
일본 8년 연속 증가, 사상 최고치
中 성장 속도 더 빨라, 2위 자리 내줘
2024년에는 독일에 1위 빼앗겨
외국인 보유 일본 주식 가치 뛴 결과
25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서 보행자들이 도쿄 증권거래소의 닛케이 평균주가가 표시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본이 중국에 세계 2위 채권국 자리를 내줬다. 채권국은 대외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되며 한 나라의 대외적 재무 건전성과 글로벌 경제력을 가름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일본의 대외 순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561조 8000억 엔(약 5332조 8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업의 활발한 해외 투자와 인수합병, 그리고 내국인이 보유한 외국 유가증권의 평가 이익에 힘입어 8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외 순자산은 한 국가의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 자산 가치에서 외국인이 가진 국내 자산 가치를 차감하고 환율 변동분을 반영해 산출된다. 거주자가 보유한 해외 자산에는 내국인이 보유한 해외 기업 주식과 채권, 부동산 그리고 외환 보유고 등이 포함된다. 외국인이 가진 국내 자산은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과 국채, 부동산, 직접 투자 등이 들어간다. 즉 대외 순자산이 플러스이면 글로벌 경제에서 ‘채권자’,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채무자’가 되는 것이다.

일본의 대외 순자산이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국제 순위는 떨어졌다. 중국의 대외 순자산이 일본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636조 3000억 엔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채권국이었던 일본은 2024년 독일에 34년 만에 처음으로 1위 채권국 자리를 내줬다. 이어 1년 만에 다시 한 계단 내려간 것이다. 독일은 지난해 말 기준 대외 순자산이 675조 5000억 엔으로, 세계 최대 채권국 지위를 유지했다.

일본 재무성은 중국과 독일의 대외 순자산 증가는 주로 무역 흑자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은 증시 호황으로 국내 주식 가치가 뛰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자산(대외 부채) 규모가 늘어나 대외 순자산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 대표 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해 26% 상승했다. 닛케이지수는 25일 한때 6만 5000을 넘어 장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채무규모가 큰 나라에 해당하며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분석국에 따르면 미국의 대외 순투자 자산은 2025년 말 기준 -27조 5400억 달러로, 2024년 말의 -26조 5400억 달러에서 더 악화됐다. 27조 5400억 달러를 엔화로 환산하면 (2025년 말 환율 약 157엔/달러 적용 시) 약 4323조 엔으로, 일본 채권 규모의 약 7.7배는 물론 중국과 독일의 채권을 합해도 더 많은 채무를 지고 있다. 다만 달러가 기축통화인 상황에서 이 같은 구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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