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준석, 전대-총선 겨냥 反尹전선 확대 포석?
[파이낸셜뉴스] 지난 2차 가처분 신청 기각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최근 공개 행보의 기지개를 켜고 나섰다.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 수준은 아니지만, 동료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거나 친분이 있는 여당 인사들과 두루 접촉하는 등 로우키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민의힘내 친윤계 의원들이 여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비공개로 윤석열 대통령과 별도 만찬을 갖고 내년 전당대회 개최 시기(2말3초)와 전대 룰 등을 놓고 접촉면을 넓히는 등 전대구도 설정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보인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여의도 정가 공개석상에 나선 것을 두고 내년 2~3월께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와 오는 2024년 총선에 대비한 사전 포석이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8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를 디자인하다' 자서전 출간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낭독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서병수·김태호·박대출·홍석준 의원 등이 여권내 중진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이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각각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지만, 인용 후 기각 결정이후 정치 생명에 타격을 입고 잠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많은 분들이 뭐하고 있는지 물어보는데, 총선 승리 전략을 고민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저는 총선에서 세 번 졌기 때문에 네 번째엔 이겨야 한다"며 일단 오는 2024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로우키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이어 "선거라는 것은 사람과 인물 또 모든 것이 겹쳐져야만 승리한다는 걸 안다"며 "지금 상황에서 각자 개별 약진하고 어느 시점에서 그 노력을 합쳐 바람을 일으키는 그런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강점 중 하나인 젊은 층의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혁신'과 '젊은 역동성' 등을 앞세워 여권내에서 모종의 역할을 자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권 일각에선 여전히 이 전 대표의 역할과 재등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있는 데다 최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내 윤핵관 그룹들이 내년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당권 구도, 전대 룰 등에 대한 '초벌구이'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이 전 대표의 바람대로 여권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이뤄질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는 당 현재 상황과 관련해선 "국민께 우리 당 개개인의 의원 고민이 하나도 전달되지 않는다"며 "여의도와 잠깐 거리를 두고 뉴스를 보면 우리 의원들이 사라진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일 보는 것이 누구랑 누구랑 설전했다더라 이 정도 밖에 안 들리는 상황"이라며 "당이 다양한 고민들을 담아 내면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선 현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의 확장성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MBC 사태, 이태원 참사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30%대에서 정체되고 있는 것을 에둘러 지적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단 이 전 대표가 당 윤리위로부터 징계를 받았지만 2024년 총선 기간과 겹치지 않고, 이번 당협위원장 재배치에서도 이 전 대표의 지역구가 제외되는 등 이 전 대표가 총선에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이 전 대표의 향후 행보와 관련, 당장 내년 2~3월께로 예상되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출마는 징계로 인해 어렵지만 전대에 일정부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앞으로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의 새판짜기를 고리로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동력을 확보하려는 대통령실과 여당내 친윤계 입장에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재기는 상당히 불편한 게 사실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전 대표의 공개 행보는 반(反)윤 전선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내년 있을 전당대회에서 반윤 전선을 확대해 내후년 총선까지 기반을 다지려는 전략이다. 이준석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의원이 구심점이 돼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친윤계에서 결집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대표 차원에서도 대응하는 것"이라며 내년 전당대회 뿐만 아니라 2024년 총선을 겨냥한 행보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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