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적토마의 해, 2026 병오년

정연정 우석대 초빙교수 2026. 1. 5.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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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Jung의 호서문화유람

올 한해 병오년(丙午年)을 색상과 동물로 조합하면 '붉은 말(赤兎馬)의 해'가 된다.

 천간 '병(丙)'은 오행중 불(火)을 의미하며, 색으로는 붉은색을 상징한다. 또 지지 '오(午)'는 십이지신 중 활동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을 상징하는 말(馬)을 뜻한다. 즉 하늘의 불(丙)과 땅의 불(午)이 만났으니 매우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적토마의 형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말의 이름이 적토(赤兎)가 된 것은, 말의 온 몸이 불타는 듯한 붉은 색(赤)을 띄고 있었으며, 또한 토(兎)는 말의 머리 형상이 토끼처럼 날렵하고 빠르게 생겼음을 뜻하거나 또는 호랑이처럼 빠르다는 뜻의 호(虎)자가 변하였다는 설이 있다.

 적토와 관련하여 "여포에게는 적토라는 좋은 말이 있어, 이를 타고 적진을 돌진하면 막을 자가 없었다"는 기록만이 정사(正史)로 전한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서는 여포의 말 적토마의 여정이 보다 세세하게 나타난다. 본래 적토마는 서량지방의 명마로 동탁이 소유하고 있었는데, 여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적토마를 선물했고 이후 여포는 적토마를 타고 전장을 누비며 무적의 명성을 쌓게 된다.

 이를 두고 '사람 중에는 여포가 있고, 말 중에는 적토마가 있다 (人中呂布 馬中赤兎)'고 후세 사람들이 전한다.

 무적 여포가 조조와 유비의 연합군에 맞서 싸웠던 하비성전투에서 패한 후 적토마는 조조의 승전품이 된다. 이후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관우에게 보냈고, 관우는 적토마를 타고 청룡연월도를 휘두르며 적진을 종횡무진 누빈다. 하지만 관우가 죽은후 적토마는 식음을 전폐하고 주인 관우를 따라 죽는다.

 본래 음양에서 붉은 색은 양(陽)의 정점으로 불(火)의 기운을 갖는다. 오행에서는 오방색 중 남쪽의 수호신인 주작(朱雀)의 붉은 기운을 담당한다. 계절로는 태양이 작열하는 여름이 된다.

 한편 유교의 오상, 인의예지신 중 붉은 색은 예(禮)을 뜻하는데, 이는 위로 타오르는 불이 무질서하게 번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일정한 형식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하고, 또 자신을 태워 주위를 밝히는 성질로 인해 봉사나 헌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민속신앙에서 붉은 색은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로 널리 쓰인다.

동짓날 붉은 팥죽을 쑤어 대문이나 장독대에 뿌리거나 개업이나 이사 때 돌리는 고사용 시루떡, 아기가 태어났을 때 금줄에 붉은 고추를 매다는 풍습 그리고 부적을 쓸 때 붉은 경면주사(鏡面朱砂)를 쓰는 것등은 모두 음의 기운을 좋아하는 귀신을 쫒기 위해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붉은 색을 이용한 사례이다. 벽사의 결정체 홍살문도 예외는 아니다.

 서양에서 붉은 색의 쓰임은 자못 다르다. 사랑, 열정, 유혹을 뜻하기도 하지만 위험, 경고, 금지 또는 호손의 소설 주홍글씨에서 보이듯 분노와 죄악 (Anger & Sin)의 의미로도 쓰인다.

물론 왕이나 추기경의 붉은 망토, 귀빈을 맞이할 때 깔아주는 레드 카펫(Red Carpet)처럼 권력과 귀족을 뜻하기도 했으나 대체로 서구권에서는 회계용어 적자(赤字)에서 보이듯 붉은 색은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천간(丙)도 붉은 불(火), 지지(午)도 붉은 불(火)인 2026년 병오년이 밝았다. 음양오행으로 볼 때 "양기가 충만하고, 나쁜 기운을 강력하게 물리치며, 심장처럼 뜨겁게 뛰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초, 올 한해가 우리 모두에게 적토마의 기백으로 크게 비상하는 병오년이 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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