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그룹이 102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지난해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 2위에 올랐다.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유가 하락에 따른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라 유가가 급등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매출 4.8조 감소 '유가 하락' 영향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GS그룹 전체 계열사의 매출은 76조9860억원, 순이익은 1조82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5.90%, 3.74%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자산총액은 80조4230억원으로 올해 재계 순위 10위를 유지했다.
GS그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4조8000억원 줄어들며 포스코그룹에 이어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유가 하락에 따라 GS칼텍스의 매출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정유사업 특성상 유가가 떨어지면 재고 평가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제품 판가가 낮아져 매출에 악영향을 받는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연결 매출 44조63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47조6142억원) 6.27% 감소했다. 지난해 GS칼텍스의 정유부문 매출 중 12.6%(5조6057억원)는 휘발유에서, 28.0%(12조4900억원)는 경유에서 발생했다. 휘발유 가격이 1리터당 2024년 평균 817원에서 2025년 평균 758원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이 837원에서 803원으로 감소했다.
정유·화학을 담당하는 GS칼텍스는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6%를 창출했다. 매출 기여도가 높은 만큼 매출 등락에 따라 그룹 전체 실적이 움직인다. GS그룹은 2024년에도 매출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집단 3위를 기록했는데 유가 하락에 따라 GS칼텍스의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기도 한다. GS그룹은 2022년 매출이 32조2000억원 증가하며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 3위를 기록했다. 유가가 상승해 석유화학의 매출이 증가해서다. 2022년 평균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959원으로 2021년 627원보다 52.95% 올랐고 2022년 경유 평균 가격은 1117원으로 전년 대비 86.48% 급등했다.

유가 급등 타고 반등할까
올해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만큼 그룹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라 정유·화학과 에너지의 이익창출력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는 국제 유가 하향과 정제마진 개선 지연, 계통한계가격(SMP)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정유·화학과 에너지의 이익창출력이 떨어졌다.
정유부문은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불안과 석유제품 수출 통제로 아시아 권역의 공급 차질이 구조화되면서 당분간 마진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설비 고도화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기 때문에 마진 스프레드 확대 국면에서 높은 이익창출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에 레깅 효과(원자재 구매·판매 시점에 따른 수익성 영향)가 더해지면서 단기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외부 변동성에 따른 일시적 성격이 강하다. 전쟁이 빠르게 종전되더라도 중동의 생산·물류 체계가 정상화되기까지 시일이 소요되며 고유가 기조가 길어지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정제마진 강세가 중기적으로 지속될지도 불확실하다.
더 중요한 변수는 원유 조달 차질에 따른 가동률 저하 가능성이다. 한국 정유사는 원유 도입의 60~70%를 중동에 의존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고착되면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 2개월 이상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전략 비축유 투입이 불가피하며 이는 가동률 하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밖에 운임·보험료 상승과 원유 프리미엄 등 복합적인 비용 상승 요인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확장보다 안정 '보수적 경영' 유지
GS그룹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외형 확장보다 안정에 집중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자산총액이 80조4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자본을 확충하고 부채를 덜어내며 질을 높였다. 자본총액은 44조1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0% 증가했고 부채총액은 36조2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6% 감소했다.
보수적인 경영과 정유·발전부문의 우수한 사업 역량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일부 사업에서 실적 변동성이 나타나나 우수한 영업현금흐름 창출 능력과 선제적인 자산 유동화 전략을 통해 차입 부담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리스크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조달 차질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길어지면 실적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관측되며 특히 정유부문은 원유 도입 차질에 따른 가동률 저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에너지부문은 연료비 변동성에 따른 SMP 불확실성과 전력 시장 내 정책 변수 등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추이와 원재료 조달 환경 변화, 각 사업부의 실적 방어력 수준 등이 변수로 떠오른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그룹 전반의 건전한 재무 상태와 현금성 자산 규모, 재무적 융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앞으로도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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