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참전설에 전운 감도는 증권가
NH·미래에셋, 공개매수 증권사 주관
'백기사설' 한투·메리츠·하나증권 등도 참전 여부 관심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대항 공개매수와 소송전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인 가운데, 자본력을 앞세운 국내 증권사들이 참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증권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금융지주, 하나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MBK파트너스(MBK)·영풍과 고려아연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전해 판을 키운다는 소문이 시장 안팎에서 나온다.
먼저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MBK·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이 각각 진행하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양측의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면서 표면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참전 중인 증권사로 꼽힌다. 경영권 분쟁 양상이 양측의 치열한 공방전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참전한 증권사들은 높은 이자 비용을 챙길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중 MBK·영풍의 주당 75만원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주관사를 맡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이날 해당 공개매수가 종료되지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는 MBK·영풍의 영풍정밀 공개매수 주관사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어 성사만 된다면 높은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여기에 MBK가 공개매수가를 3만원으로 이날 상향 조정하면서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업계에서는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 중 1조5000억원가량을 NH투자증권에서 조달하고,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위해 1600억원가량을 빌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하는 주당 83만원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에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고려아연 측에 자금을 대여한다는 소식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으나, 역시 공개매수 주관사로서 향후 성과가 주목되는 양상이다.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은 고려아연에 자금을 지원할 '백기사 참전설'에 하마평이 나오는 증권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고려아연과 지난 5월과 6월 각각 15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고려아연의 강력한 우군 참전설에 힘을 더한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앞선 계약이 이날부터 진행될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대항 공개매수와는 별개의 계약이라며 참전설을 부인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은 최 회장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요청받고 참전을 고려하는 증권사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메리츠증권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부인했다. 하나증권 역시 고려아연의 영풍정밀 공개매수에 주관사를 맡고 있지만,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 등판설에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증권사들이 경영권 분쟁에 이름을 오르내린 배경으로 MBK·영풍과 고려아연 측의 경영권 분쟁이 서로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는 '쩐의 전쟁'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권가에서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전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를 인지하면서도, 위법성 판단도 거론되는 만큼 몸소 백기사로 등장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과열 조짐을 주시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양측이 재차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서 누가 봐도 금융권에서 자금을 끌어다 써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더라도 상황을 심도 있게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금융감독원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과열 조짐을 주시하고 있는데 MBK나 최 회장 측이 제시한 금리 조건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참전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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