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가장 싸다" 오일쇼크에 ‘사재기’ 기승…주유하다 살인 사건도

최정서 2026. 3. 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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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글라데시는 원료 구매 상한제를 시행했고, 베트남은 수입 연료에 관세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석유와 가스 수요량의 약 95%를 수입하는 방글라데시 당국은 연료 구매 상한제를 도입해 '사재기' 방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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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 수급난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방글라데시는 원료 구매 상한제를 시행했고, 베트남은 수입 연료에 관세를 일시적으로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국영 방글라데시석유공사(BPC)는 전날부터 대부분의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연료 구매 상한제를 시행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한 번에 연료탱크당 최대 2리터의 연로만 살 수 있다.

지난달 28일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은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이 때문에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에서는 최근 연료 수급난을 우려해 사재기 현상이 벌어졌다.

석유와 가스 수요량의 약 95%를 수입하는 방글라데시 당국은 연료 구매 상한제를 도입해 '사재기' 방지에 나섰다.

연료 구매 상한제 발표 직후에도 수도 다카에 있는 많은 주유소에는 연료를 미리 사두려는 이들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들어 장사진이 연출됐다. 오토바이 운전자 알 아민은 AFP에 "2리터 연료를 구매하는 데 1시간 30분 걸렸다"면서 "오토바이 연료 탱크에 8리터가 들어가고 보통 1주일에 한 번 주유했는데 이제는 연료 구매 상한제 때문에 모레 또 주유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지난 7일 저녁 방글라데시 남서부 쿨나주 제나이다 지역에서는 20대 남성이 주유 중 주유소 직원과 언쟁을 벌이다가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AFP에 따르면 연료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방글라데시에 있는 6개 비료공장 중 5곳은 이달 18일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 역시 유가 급등에 대응책을 마련하고 잇다. 베트남 정부는 가장 많이 팔리는 휘발유 가격이 최근 리터당 1.03달러(약 1537원)로 21%나 치솟자 다음 달 말까지 유효한 긴급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베트남 재무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국내 시장 안정화와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일부 수입 석유 제품에 최대 20%까지 부과하던 관세를 0%로 인하하는 법령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일부 석유 제품에 관세를 철폐할 경우 국가 수입이 3900만달러(약 581억3000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캄보디아에서도 전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09달러(약 1624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정부는 연료를 과도하게 저장하면 화재 위험이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원유를 수입하는 파키스탄은 최근 연료 공급 차질에 대비해 석유 비축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불법으로 연료를 비축하거나 공급을 조작하면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한 주유소 부근에서 줄 서는 오토바이 운전자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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