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국내 P-CAB 시장…HK이노엔, 해외 진출로 경쟁력 강화
국내 칼륨경쟁적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이 후발주자들의 선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업계 1위인 HK이노엔이 해외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HK이노엔은 국내 선두를 공고히 하는 한편, 선제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지난 20년간 세계 위장약 시장을 장악한 2세대 치료제(PPI)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약효가 빠르고 복용 편의성이 우수하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크게 3파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 HK이노엔의 ‘케이캡’이 국내 30호 신약으로 처음 출시된 이후 대웅제약이 2022년에 ‘펙스클루’를 선보이며 시장을 양분했다가 올해 제일약품이 ‘자큐보’를 출시하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매출 1위는 단연 ‘케이캡’이다. 올해 국내에서 상반기 약 87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2위인 대웅제약 펙수클루의 상반기 매출은 520억 원대다. 자큐보는 후발주자지만 케이캡과 펙수클루보다 약가가 낮아 경쟁력을 챙겼다.
여기에 대원제약 등 국내 제약사들이 P-CAB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일동제약은 대원제약과 손잡고 P-CAB 계열 신약 개발에 나섰다. 일동제약의 신약 연구개발 자회사 유노비아는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2상에 돌입했다.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HK이노엔은 해외 진출에 힘을 들이고 있다. P-CAB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제품 자체가 많지 않아 공략이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P-CAB 치료제 제품은 5개에 불과하다. 일본 다케다제약의 '다케캡'과 중국 케어파제약의 '베이웬'을 제외한 나머지는 국산 신약이다.
HK이노엔에 따르면 현재 케이캡은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등 46개국에 기술수출, 품목허가 등으로 진출했다. 이 중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 10개 국가에서는 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펙수클루가 현재 30여개국에 진출 및 출시한 것과 비교하면 한 발 앞서있다.
지난달에는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등 중남미 6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콜롬비아의 경우 판매가 시작됐고 나머지 국가도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HK이노엔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도 공략 중이다.
현지 파트너사인 세벨라파마슈티컬스를 통해 케이캡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미국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27년경 출시가 기대된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P-CAB 계열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산 신약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천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