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물어 죽이는데…멀뚱히 지켜만 본 반려견주, 처벌될까

경찰, 재물손괴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도 검토

게티이미지뱅크

반려견이 길고양이를 물어서 죽이는데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주인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ㄱ씨를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 11일 아침 6시께 경기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서 반려견이 인근 사업장에 있는 길고양이를 물어서 죽이는데도 지켜만 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상황이 담긴 폐회로티브이(CCTV) 영상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개 2마리가 먼저 사업장 쪽에 다가와 고양이를 공격하고 이후 ㄱ씨가 목줄을 잡고 있는 개 1마리도 합세해 개 3마리가 고양이 1마리를 물어 죽이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사업장 관계자 ㄴ씨가 출근 뒤 길고양이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ㄴ씨가 해당 길고양이를 5년 동안 사업장 내에서 돌봤다는 점에서 재물손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ㄱ씨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목줄을 하지 않은 개 2마리가 ㄱ씨 반려견인지는 추가 조사해야 한다. 하지만 목줄을 하고 있던 ㄱ씨의 반려견도 길고양이를 공격했고 ㄱ씨가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점이 동물보호법에서 금지하는 동물학대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 중”이라며 “해당 고양이가 길고양이지만 사업장 내에 집처럼 별도 공간이 마련돼있고 ㄴ씨가 오래 보호했기 때문에 재물손괴 혐의 적용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