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 좋고 싸긴한데 문제는…" 대치동 '10억 로또'에 한숨 [현장+]

이송렬 2024. 10.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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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청약 스타트
분양가 시세보다 10억 낮아…'교육 인프라' 우수
후분양 단지로 자금 조달 촉박…규모 작아 추첨제 적어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들어설 예정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모형도. 사진=이송렬 기자


"분양가는 상한제가 적용된 만큼 주변 단지들보다 크게 낮아 무리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양 물량이 적어 당첨이 쉽지 않은 게 문제죠." (서울 강남구 양재동에 있는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예비 청약자)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제3지구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가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분양 일정을 시작했다. 1순위는 10일, 2순위는 14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16층, 8개 동, 총 282가구로 지어진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59~94㎡ 총 72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59㎡A 21가구 △59㎡B 4가구 △59㎡D 3가구 △59㎡E 4가구 △72㎡T 7가구 △84㎡B 31가구 △94㎡T 2가구다.

가격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다. 3.3㎡당 약 6530만원으로, 면적별 분양가(최고가)는 △59㎡ 16억4340만원 △72㎡ 19억2450만원 △84㎡ 22억3080만원 △94㎡ 24억1840만원 등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대치르엘' 전용 59㎡가 25억6500만원에, 전용 84㎡는 지난 4월 27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전용 84㎡의 경우 호가가 35억원에 형성돼 있다. 대치동 대장 아파트인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6일 35억원에, 지난달엔 36억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0억원 시세 차익이 가능한 셈이다.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40대 예비 청약자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대치동에서 집을 오래 알아봤는데 오래된 집이 많아 눈길이 잘 안 가더라"며 "가격도 주변 단지보다 낮게 책정돼 청약을 한 번 넣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전용 84㎡ 내부 전경. 사진=이송렬 기자.


'강남 8학군'이라고 불리는 대치동에 들어서는 만큼 교육 인프라가 뛰어나다. 단지는 대현초와 대명중, 휘문중·고 등 명문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학세권 입지에 들어선다. 가까운 곳에 단대부고, 진선여고, 숙명여고 등이 있다. 국내 1등 학원가라고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가 가깝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50대 예비 청약자는 "주말마다 대치동으로 아이들 '라이딩'을 다니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관심을 갖게 됐다"며 "시세 차익도 고려한다면 충분히 청약을 넣어볼 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3호선 대치역, 수인분당선 한티역 등이 가깝다. 단지 근처엔 탄천과 양재천 등 수변환경과 세계문화유산인 선릉과 정릉, 대치 유수지 체육공원 등 녹지가 있다. 또 국제교류 복합지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및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등 굵직한 개발이 예정돼 있다.

분양가가 낮다는 점과 교육 인프라가 우수하다는 확실한 장점이 있지만 후분양 단지라 자금 조달이 촉박하다는 단점이 있다. 계약금 20%, 중도금 60%, 잔금 20% 조건으로 계약이 진행되는데, 전용 84㎡B(최고가)의 경우 계약 시 4억4174만원을 내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목적으로 대출 규제를 높이고 있는 만큼 추후 대출이 나오는지 여부에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많다. 

이 단지 분양 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들어 대출 문턱이 점차 높아지다 보니 일부 자금 조달 계획이 빡빡한 예비 청약자들을 중심으로 추후 대출이 나오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일단 중도금 대출이 1차분을 내는 12월 이전 대출과 관련한 안내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 햔장 모습. 사진=이송렬 기자.


일반 분양 물량이 72가구밖에 되지 않아 당첨 확률이 희박하다는 점도 예비 청약자들의 고민거리다. 부동산 리서치 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현재까지 강남 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최저 당첨가점은 평균 72점으로 서울 전체 평균 60.4점보다 10점 이상 높았다. 

4인 가구(20점)가 청약통장 가입 기간과 무주택 기간을 모두 15년 이상 채워 각각 32점, 17점 만점을 받아도 가점은 69점인데 이보다 훨씬 높은 점수다. 

일반 공급 물량이 많은 전용 59㎡A 추첨제 물량은 6가구, 전용 84㎡B 추첨제 물량은 4가구라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해당 면적대에는 1주택자 추첨 물량도 각각 1가구씩 있는데 사실상 당첨 확률이 극히 낮다. 

학령기 자녀를 둔 한 40대 예비 청약자는 "사실 강남권 청약을 가점으로 뚫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추첨제 물량만 노리고 청약을 도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에도 청약을 넣어보긴 하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예비 청약자는 "사실상 확률이 너무 낮아 현대건설 '디에이치'는 집을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서 와 봤다"며 "정말 마음에 들면 분양권 매수 등을 고려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단지 당첨자 발표일은 오는 18일이며 29~31일 정당계약을 체결한다. 투기과열지구와 청약과열지역에 포함돼 거주의무기간 2년, 전매제한 3년 등이 적용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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