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의 벤츠, 드디어 정신 차렸다”…화재·BMW엔진 논란 뒤 ‘K-배터리’로 반격 나선다
끝없는 추락…벤츠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
명절 연휴 아침,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또다시 벤츠 전기차가 불길에 휩싸였다.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고 관리소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는 소동. 이번에도 화재 원인은 배터리로 추정되고 있다. 불이 난 차량은 충전 중이었다
이로써 벤츠는 지난해 인천 EQE 화재에 이어 2년 연속 대형 전기차 화재 사건을 맞게 됐다. ‘안전의 대명사’라 불리던 브랜드가 연이어 전기차 화재의 주범으로 등장하자 소비자 불신은 폭발했다.
한때 “수입차의 교과서”로 불리던 벤츠는 이제 ‘불안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엔진도 남의 것?…“벤츠, BMW에 손 벌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독일 현지에서 전해진 한 소식은 자동차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경쟁사 BMW로부터 4기통 가솔린 엔진(B48)을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것이다. 수십 년간 프리미엄 시장에서 맞붙어온 앙숙이, 이제는 엔진을 빌려 쓰는 관계가 된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CEO가 1년 전 BMW CEO에게 직접 협력을 제안했고, 양사의 R&D 임원진이 실무 협상을 진행해왔다. 협상이 성사될 경우 BMW는 2027년부터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엔진을 벤츠에 공급하게 된다.

“기술력의 벤츠가 BMW 엔진을 쓴다고?”
업계는 “자존심을 접은 굴욕”이라 평가하면서도, 현실적인 위기 대응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전환 과정에서 예상보다 내연기관 수요가 늘었지만 자체 엔진 생산을 줄여왔던 벤츠는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지리자동차로부터 엔진을 조달하던 벤츠는 미·중 긴장 심화로 ‘중국산 엔진’에 대한 정치적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선택지는 BMW뿐이었다.

‘굴욕의 벤츠’에서 ‘현실 직시한 벤츠’로
BMW 엔진을 쓰는 건 분명 체면이 구겨지는 일이다. 그러나 벤츠는 이제 체면보다 생존을 택했다. “벤츠가 드디어 현실을 직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벤츠는 프라이드 때문에 전략 전환이 느렸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연한 벤츠’로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벤츠는 내연기관뿐 아니라 배터리 파트너십에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바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15조 원 규모 초대형 계약 체결이다.

“중국 버렸다”…LG 배터리로 돌아선 이유
벤츠는 그동안 CATL·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업체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EQE 화재 당시 문제의 배터리가 중국산 파라시스 제품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벤츠가 중국 배터리를 쓴다고?”라는 비판 여론이 거셌다.
결국 벤츠는 ‘값싼 중국’ 대신 ‘안전한 한국’을 선택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계약은 단순한 부품 공급이 아니라, 안전·기술·신뢰”를 다시 회복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107GWh, 차량 약 15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계약 금액만 약 15조 원에 달한다. 미국과 유럽 생산 모델 모두 LG 배터리를 채택하게 되며, 2028~2037년까지 장기적으로 공급이 이어진다.

‘불타는 이미지’ 벗고 ‘K-배터리’로 반격
벤츠가 선택한 LG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2170 셀보다 에너지 밀도와 출력이 5배 이상 높고, 열폭주 억제·냉각 성능을 대폭 강화한 ‘CAS 안전 기술’이 적용됐다.
이는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곤혹을 치른 벤츠에게는 “가장 확실한 방패”다. 게다가 LG는 미국 애리조나에 36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준을 충족해, 관세 리스크 없이 현지 공급이 가능하다.
즉, 벤츠는 이번 선택으로 ① 중국 리스크 해소, ② 기술 신뢰 회복, ③ 북미 시장 관세 우회, 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인가” – 한국 소비자들의 시험대
문제는 벤츠가 실제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느냐다. 국내 시장에서 벤츠는 올해 들어 BMW에 완전히 밀렸다. BMW가 월평균 6,000대 이상 판매를 유지하는 반면, 벤츠는 4,00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원인에는 화재 사고와 서비스 불만, 그리고 ‘비싼데 불안하다’는 소비자 인식이 자리한다. 하지만 이번 LG 배터리 도입이 현실화되면 분위기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벤츠가 중국을 버리고 한국 기술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LG 배터리가 들어간 벤츠 전기차는, 다시 ‘프리미엄 안전차’ 이미지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 벤츠의 굴욕은 끝이 아니다. 반격의 서막이다.
벤츠는 지금 “브랜드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전기차 화재, BMW 엔진 의존 논의, 판매 추락까지— 모든 악재가 한꺼번에 터졌다.
그러나 바로 그 위기 속에서 벤츠는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고, ‘중국산 가격 경쟁력’ 대신 ‘한국산 기술력’을 택했다. 이는 단순한 협력 계약이 아니라, 벤츠가 “이제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는 선언이다.
과연 벤츠는 이번 결단으로 다시 ‘안전의 상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지금의 추락이 끝이 아니라 다시 날기 위한 '절치부심'의 도약이 될지, 그 답은 머지않아 시장이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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