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교제 살인’ 가해자, 정신감정 결과…"심신미약 상태 아니야"

이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A씨)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 아닌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1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2)에 대한 4차 공판을 열었습니다.

이날 검찰은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국립법무병원의 정신감정 결과서가 이달 14일 통보됐다”며 정신감정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앞서 A씨 측 변호인은 지난 8월 2차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현병 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어 정신병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이 필요하다며 정신감정을 요청했었습니다.

검찰은 감정 결과에 대해 “A씨는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으나 지속된 치료로 이 사건 범행쯤에는 이전에 비해 환각이나 환청 등 정신병 증상이 호전돼 행동 통제가 어려운 상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국립법무병원 감정서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정신병적 증상이라기보다는 극심한 정서적 흥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측되나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비교적 건전한 ‘심신 건전’ 상태 였던 것으로 사료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감정서에는 피고인이 조현병, 정신분열증 환자라고 기재돼 있고, 인지기능은 지적장애 수준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검찰은 계획적 범행을 전제로 기소했는데 감정서에는 극도 불안, 혼란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걸로 기재돼 있다. 이를 참작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24년 6월 7일, A씨는 범행 당일 B씨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고, B씨를 잠깐 밖으로 나오도록 불러낸 뒤 10분 만에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B씨로부터 모욕 당해 화가 나 환청이 들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검찰 추가 수사 결과 A씨는 이별을 통보 받은 지 35분 만에 휴대전화로 소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용한 흉기 종류를 검색한 뒤 이와 비슷한 흉기 4개를 구입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A씨와 B씨는 단 19일 간 교제한 관계였으며, 헤어진 이유 또한 A씨의 지속적인 성관계 요구와 노골적인 성적 발언들, 질투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 결심공판으로 진행되며, A씨의 최후 진술, 검찰의 구형이 이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