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안전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니케이가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일본의 안전 기준이 '비관세 장벽'이라며 미국차 수출 확대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장벽이 제거되더라도 미국차의 일본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니케이는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판매되는 미국 브랜드 차량 중 실제 미국에서 생산된 차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일본으로 수입된 자동차는 1만 6,074대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독일에서 수입된 8만 7,085대의 20% 수준이다.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 3와 모델 Y를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2024년 3월부터는 미국에서 생산되던 모델 S와 모델 X의 일본용 생산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미국으로부터의 테슬라 수입은 사라진 상태다.
스텔란티스그룹 지프의 플래그십 SUV 레니게이드는 이탈리아에서, 첫 전기차 어벤저는 폴란드에서 생산되는 등 생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 세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관세 장벽 철폐만으로 미국 내 생산을 늘려 일본에 대한 수출을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니케이는 지적했다.
또 다른 이유로 일본은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우핸들 차량이 주류다. 미국은 좌핸들 차량이 대부분이며, 우핸들 차량을 별도로 생산하려면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테슬라는 2023년 상급 전기차의 우핸들 생산을 중단했고, 판매 부진으로 일본용 모델 생산을 종료했다.
미국차의 큰 차체도 걸림돌이다. 미국산 대형 SUV는 전폭이 2m를 넘어, 일본의 좁은 도로 사정이나 도심의 기계식 주차장에 맞지 않는다. 주차할 공간이 없으면 구매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번 비관세 장벽 철폐는 미국에게 더 이상 변명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결국 일본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지는 순전히 미국 자동차 업계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니케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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