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북경한미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6% 가량을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신 회장 측은 임 사장이 코리홍콩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양측의 계약에는 콜옵션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면 계약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임 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록딜 거래에 콜옵션 조항 없어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한미사이언스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북경한미 사장과 코리포항, DXVX 등 6인으로부터 의결권이 있는 주식 441만32주를 장외매수 방식으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4만8469원으로 취득 총액은 2137억원이다.
이에 따라 신동국 회장과 임종윤 북경한미 사장이 이번 거래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매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식매매계약 주요 내용에 따르면 164만2543주에 대한 1차 클로징 시기는 오는 3월27일이다. 276만7489주에 대한 2차 거래 종결 시점은 오는 6월1일이다.
다만 해당 거래에서 대주주간의 콜옵션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콜옵션이 존재했다면 이번 주식 처분은 경영권 매각이 아닌 현재 임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코리홍콩 IPO 자금 조달에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사실상 임 사장은 한미그룹에서의 주주 영향력은 대부분 상실한다. 임 사장은 지난 24일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0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밖에 배우자인 홍지윤씨(0.83%), 자녀인 임성연·임성지·임성아(3.18%), 디엑스앤브이에스(0.11%), 코리포항(4.04%)의 지분을 모두 합해도 9.21%다. 신 회장과의 이번 블록딜 체결이 완료되면 지분은 3%대로 급락하면서 5% 이상의 주주 자격까지 잃게 된다.
정진수 변호사는 “공시한 대로 이들 계약에 콜옵션 조항은 걸지 않았다. 신 회장이 우리 변호인들에게 전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임 사장은 한국에 있는 한미약품에는 특별한 역할도 없으며 앞으로 코리그룹에 전념한다고 했다”며 “코리그룹이 상장과 유상증자 이슈 등 여러 자금 문제로 인해 주식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홍콩의 IPO...마지막 동아줄
실제 임종윤 사장에게 코리홍콩의 IPO 성공 여부는 '마지막 동아줄'이나 다름없다. 임 사장은 이미 지난해 9월 개인회사인 코리포항을 통해 사모펀드인 큐리어스사이언스로부터 13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았다. 당시 큐리어스사이언스는 코리포항 측에서 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킴과 동시에 코리그룹이 보유한 '코리홍콩'의 IPO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해 투자했다는 입장이었다. 큐리어스사이언스 차입의 경우 이번 주식거래 대금으로 상환이 가능하다. 다만 남은 코리홍콩의 IPO가 늦어질 경우 부담은 여전하다.
이 같은 부담을 감수할 만큼 임 사장은 코리홍콩 IPO을 통한 자금 유입에 올인하고 있다. 과거 2024년 한미약품의 상속세 문제가 불거졌던 당시에도 “코리 홍콩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 IPO) 과정에서 구주를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동국 측 변호인이 부정했지만, 신 회장과 임 사장이 콜옵션 등을 설정하는 일종의 이면 계약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는 지분을 매각하는 것처럼 공시한 뒤 일정 기간 이후 다시 지분을 살 수 있도록 계약을 맺는 이른바 파킹 거래다. 코리홍콩의 IPO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원활한 자금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는 3년 가량 남은 '4자 연합'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신 회장의 지분을 다시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약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 사장은 당장 자금이 급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면 계약이 존재하더라도 신 회장 입장에서는 향후 임 사장이 자금 부족으로 지분을 되살 수 없다면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으니 손해볼 게 없다"고 말했다.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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